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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臺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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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관에 의한 중재' 도입 검토해야

    '법관에 의한 중재' 도입 검토해야

    연인에게 듣는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욱 판사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한마디가 있다. 바로 '승복(承服)'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납득하여 따름'이라는 뜻이다. 민사라면 "졌습니다만, 받아들입니다"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고, 형사라면 "실형 주셨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가 될 것 같다. 개별 재판부가 법원의 사건 적체 해소에 '지금 당장'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승복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재판은 삼 세 번'이라는 통념을 깨고 단 한 번의 재판으로 분쟁을 일단락 짓게 할 수만 있다면, 대충 산술적으로 지금 쌓이는 사건의 3분의 1은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그런 차원에서 '법관-중재인(judge-arbitrator)'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 중재는 제도의 성질 자체로 '승복'을 예정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블록체인무브먼트

    블록체인무브먼트

    필자는 인터넷과 정보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같이 2017년부터 블록체인법학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새로 등장한 블록체인기술이 지구인의 부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키고, 나아가 지구를 위한 사회운동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기술이 적용된 가상자산이 엄청난 가격상승을 이루어냄에 따라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돈을 벌고 경제적 자유를 획득한다는 것은 개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정말 중요한 문제이지만 블록체인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부를 만들어내고 사회를 조직화하는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인류공통의 문제, 예컨대 기후변화, 항구적인 군축, 부의 불평등, 기아, 자원과 에너지 고갈 등과 같은 중요한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해롱이'에게 해피엔딩은 없다

    '해롱이'에게 해피엔딩은 없다

    * 주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슬빵)'의 극중 '유한양(해롱이)'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슬빵'의 마약사범 '해롱이'를 이뻐라 한 시청자들은 해롱이가 출소하자마자 다시 약을 하는 모습이 무척 충격적이었나보다. 검색엔진에 '슬빵 해롱이'를 쳐보면 그와 같은 시청자 감상평을 여럿 볼 수 있다. 약에 취해 해롱거리는 모습으로 '감빵생활'을 시작한 해롱이가 극한의 금단 현상을 어찌어찌 잘 극복하여 본래의 매력적인 '유한양'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응원하며 지켜봤다면 그럴 만도 하다. 그렇지만 '2상6방' 동료들이 해롱이의 출소 며칠 전, '그가 나가서 또 약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장면이 살짝 나오는 그 순간부터 나는 '이거, 나가자마자 뭔 일이 있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법률시장의 빅뱅

    법률시장의 빅뱅

    법률시장은 참 재미없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혜성처럼 나타나지도 않고, 새로운 기술적 혁신이 세상을 놀라게 하지도 않는다. 예전에 본 자료에는 연 2%정도 법률시장이 커진다고 나와 있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요보다 변호사 공급이 급격히 늘면서 변호사 업계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인공지능과 컴퓨팅 기술을 이용한 여러 리걸테크에 대해 변호사들이 반감을 가지는 것도 당연하다. 확실한 것은 법률가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늘리지 않는 이상 변호사 업계가 좋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고, 리걸테크의 시장진입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세상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국경을 넘어선 거래를 하게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개인간 직접 거래가 엄청나게 확산될 가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보통(?) 법관도 피드백 받고 싶다

    보통(?) 법관도 피드백 받고 싶다

    법관평가의 계절이다. '우수법관'에 선정돼 칭송을 받게 된 판사도 있고, 본인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어 댓글로 '뭇매'를 맞는 상황에 놓인 안타까운 동료도 나온다. "알고 보면 그런 성품을 가진 분이 아닌데…"라며 '실드'를 치고 싶은 경우도 있지만, '하위법관'으로 지목되었다는 상황 자체를 언급하는 것이 매우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뭐라 말을 보태기 어렵다. 법정에서 1년간 직접 대면해온 변호사님들이 일부러 바쁜 시간을 쪼개어 평가한 것이다. 속마음으로부터도 이를 무겁게 여기지 않는 법관이 있다고 하면 아마 거짓말일 것이다. '어떤 평가든 경청하여 고칠 점이 있으면 고치겠다'라고 하는 것이 최선이라면, '불편하지만 엄청 신경이 쓰인다' 정도가 판사 마음속에 이는 파장의 최소한일 것이다.변호사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디지털네트워크와 투명성

    디지털네트워크와 투명성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인 요하이 벤클러는 2006년 출간한 네트워크의 부에서 인터넷과 컴퓨팅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디지털네트워크가 점점 더 많은 부를 창출하게 되리라는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정보대기업의 디지털정보 독점에 반대하여 나타난 오픈소스 운동이나 저작물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운동에 대해서도 잘 서술하고 있어서 디지털네트워크의 가치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오픈소스운동이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운동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플랫폼으로 정보를 독점하는 현상에 대해 근본적인 판을 뒤흔들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비트코인이 탄생하였다. 비트코인은 탄생 당시에는 목적하지 않았지만 디지털 정보를 자산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함으로써 디지털정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惡人 옆 변호인'은 법치주의의 한 풍경

    '惡人 옆 변호인'은 법치주의의 한 풍경

    대형 사기 사건의 피고인이 명품 양복을 차려입은 사선 변호인단을 대동하고 나타난다. 일순간 법정에 긴장감이 감돈다. 이튿날부터 피해자들의 탄원서가 줄줄이 기록에 와서 붙는다. "피 같은 우리 돈을 가져다 비싼 변호사를 '사서' 빠져나가려고 하다니, 분통 터진다"는 것. 실제로 억울하게 돈을 편취당한 피해자들이라면 심정적으로 그 울분이 이해는 간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이들에게 헌법상 보장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이야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특히 재판을 질질 끌어 피해자들 스스로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려는 작전을 세운 것으로 짐작되는 피고인을 보면 표정관리가 안될 때도 많다. 매번 새로운 변호인을 데리고 와서 "아직 변론 준비가 안 돼서…"라며 재판을 헛바퀴 돌게 하는 경우가 반복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단호한 결심과 내면 정리

    단호한 결심과 내면 정리

    사람은 어떻게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는 오랫동안 필자가 생각하던 주제였다.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바라는 자신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관성에 따라서 무의미한 삶을 살아갈까? 성공을 위한 노력은 왜 이리도 어려운가? 자신을 성찰하여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자신을 위한 인생설계도를 만드는 것도 스트레스를 준다. 기존의 관성을 타파하고, 새로운 습관을 생성하기는 더더욱 어렵고 고통스럽다.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통과 어려움에도 성장을 가로막는 습관을 청산하여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면 아래 조언이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구체적인 것을 이루겠다는 단호한 결심과 그러한 단호한 결심을 외부에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1심 단독화, 더는 미룰 수 없다

    1심 단독화, 더는 미룰 수 없다

    법원에 사건이 쌓이고 처리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빨리 결론을 받고 싶은 당사자들의 원성이 점점 커가는 것 같다. 민사재판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형사재판의 피고인들까지도 기일이 속행되면 드러내놓고 한숨부터 내쉬기도 한다. 판사 임용에 필요한 법조경력을 '5년'으로 굳히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판사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은 당분간 난망한 일이 됐다. 법안을 '시원하게' 부결시킨 의원님들께서 대안을 주시면 참 좋겠는데, "시험 성적만 보고 판사를 뽑으면 곤란하다"라는 등의 동문서답들만 하고 계셔서, 현장에서는 참 답답하다.사건 적체의 원인을 젊은 판사들의 태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선배들은 미처 가정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이 일에 매달려, 지금보다 적은 인력으로도 훨씬 많은 사건을 처리했는데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메타버스

    메타버스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었다. 10년 이내에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출근해서 가치를 만들 것이라는 것이 페이스북의 생각이다. 인류는 리얼 월드에서 디지털 월드로, 디지털 월드에서 크립토 월드를 거쳐 결국 메타버스로 가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본 8비트 컴퓨터는 리얼 월드에 처음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졌음을 알려주었다.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그 때는 컴퓨터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발전될지 정말 몰랐었다. 그 시절 친한 친구는 여름 방학 때 혼자 공부해서 컴퓨터게임을 만들고 게임공모전에 출품해서 장려상을 받았다. 같이 과학을 이야기하던 그 친구는 가족과 주변의 권유로 치과대학에 가게 되었는데 아직도 나는 그게 그렇게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진술 신빙성 판단의 무거운 짐

    진술 신빙성 판단의 무거운 짐

    형사법관으로 일하기 전까지는 '군대 다시 가는 꿈'이 가장 끔찍했다. 법정에서 거의 매주 '진술의 신빙성' 문제로 씨름하는 처지가 되고부터 최악은 바뀌었다. 범행을 부인하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증거로 유죄 판결하고 법정구속까지 했는데, 그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나 방청석에 앉아 나를 노려보는 꿈.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아직 현실이 된 적은 없어 그나마 위안이다. 무고한 사람에게 성범죄자의 낙인을 찍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끝장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더욱 피해자의 진술에 불합리하거나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지, 혹시 피고인을 모함할 숨겨진 동기는 없는지 돌다리도 열 번 더 두드려본다. 그렇지만 종종 '지적 장애인이 모든 진술을 조리 있게 한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차기현 판사 (광주지법)
    새출발

    새출발

    매년 경제적 이유로 자살하는 자영업자가 연간 천 명에 이른다는 기사가 났다(매일경제 2021년 10월 20일자).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도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과연 개인회생, 개인파산제도가 이러한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까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새 출발', 언제 들어도 설레는 말이다. 정신적인 각성과 단호한 결심으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경이로운 능력이자 권리이다. 채무자회생법은 이러한 인간의 권리를 제도화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따라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을 사회가 구비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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