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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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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으로 빚어낸 팬심(fan心) 한 스푼

    가슴으로 빚어낸 팬심(fan心) 한 스푼

    "엔터주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사는 거야."   투자업계에 종사하는 모 지인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상장 관련 뉴스를 같이 보다 한 말이다. 한바탕 웃고 나니 문득 "머리보다 가슴"이라는 그의 표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한동안 친구들 사이에서 성공한 덕후, 이른바 '성덕'이었다. 오랜 기간 그룹으로 활동하는 가수의 팬이었고, 첫 직장은 그 가수의 기획사의 법률대리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변호사가 되어 일하면서 느낀 엔터테인먼트의 세계는 밖에서 상상하던 것과는 달랐다. 본질이 인간의 유희를 위한 산업인 만큼 결과물을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한없이 행복하다. 하지만 그 결과물을 만드는 창작 과정에

    김정현 변호사 (창경 공동법률사무소)
    좋은 질문의 무게

    좋은 질문의 무게

    입사 초에 선배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이게 맞냐?"는 질문이었다. 사실관계를 다 파악했는지에 대한 확인과 법률 검토를 제대로 거쳤는지에 대한 물음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 말을 들으면 갑자기 머리가 하얘지곤 했다. 그리고 선배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이어지는 또 다른 질문에 대답을 반복하는 사이 혼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오류나 논리적 허점이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에게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The Paper Chase'라는 영화의 킹스필드 교수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학생들을 궁지로 몰아간다. 이러한 교수법은 일명 소크라틱 메소드(Socratic method) 혹은 문답법을 활용한 교수법이라 불리는데,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예술예찬(藝術禮讚)

    예술예찬(藝術禮讚)

    뉴욕에서 활동한 예술가 고든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1943. 6. 22. - 1978. 8. 27.)은 하나의 완전한 건물을 반으로 자르는 대담한 작품, 'Splitting(1974)'을 남겼다. 지금은 철거된 이 작품을 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 가운데를 가위로 오린 듯 양쪽으로 나뉘어 기울어진 건물의 쪼개진 틈 사이로 비치는 빛을 바라보며 느꼈던 그 생경함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는 그야말로 사회통념상 반으로 잘라져서는 안 되는 건축물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시원하게 자른 셈이다. 그는 이 큰 건물을 자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의 예술이 가진 상상력의 끝없음에 무한한 경외심을 느낀다.   변호사로 활동하며 예술을 가까이한다는 것은 종종 큰 힘이 된다. 예술이

    김정현 변호사 (창경 공동법률사무소)
    원근법에서 벗어나기

    원근법에서 벗어나기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에는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평면에 담는 원근법이 체계화됐다. 원근법이란 쉽게 말해 거리감과 공간감을 평면에 나타내는 회화기법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원근법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이 꼽힌다. 이런 표현 방식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통 '사실적' 이라고 부르지만, 세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원근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15~17세기 러시아에서 그려진 성화를 보면 역원근법이라는 낯선 표현 기법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역원근법은 원근법과는 반대로 멀리 있는 물체를 더 크게 그리기도 하는데, (미학의 문외한이라 역원근법을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럽긴 하지만) 역원근법을 간략히 표현하면 '여러 시점에서 그려

    장제환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There is no planet B

    There is no planet B

    당신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대로 있으면 당신은 얼마 못 가 죽을 것이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하면 살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그 항암치료는 정말 괴롭고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할 만큼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치료를 받지 않겠는가?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그런데 인류에게 내린 종말 선고에도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아니 인류는 오히려 진단을 받고도 종양을 키우는 일들을 서슴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1992년 UN기후변화기본협약을 체결하고도 오히려 그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대기 중에 배출된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배출된 것이다(Oak Ridge National L

    김지은 변호사 (서울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2018년 대법원에 상고한 사건이 2년여 만에 원심판결 중 일부가 파기되어 원심법원에 환송됐다는 낭보를 최근 전해 들었다.   한 선원이 근무하고 있던 선박에서 직무상 부상을 당하였고, 그 선원은 선원법에 따라 선박소유자로부터 보상을 받았지만, 2년이 지나도 부상이나 질병이 완전히 치유되지 않아 선박소유자가 일시보상금을 지급했는데, 당시 선원법상 일시보상금의 산정이 적법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되는 사건이었다.   필자는 선원을 2심부터 대리하여 일시보상금의 산정이 위법했다는 사실을 주장하였는데, 이 주장이 1심부터 2심까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우리가 전부 패소하고 말았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를 완전히 뒤집어 일시보상금의 법리에 관한 부분에 관하여 우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n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기후 재난의 일상화를 막으려면

    기후 재난의 일상화를 막으려면

    장마가 47일간 지속되면서 하늘에서 말그대로 물폭탄이 떨어졌다. 전국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약 50명이 다치거나 실종됐고, 이재민만해도 거의 6000명에 이른다(8월 9일 기준). 장마가 이렇게 길고 강해진 이유의 기저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8만년간 전례 없던 시베리아의 고온 현상 때문에 장마전선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하고 또 두려운 사실은 이러한 역대급 재난이 겨우 1℃가 상승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최근, 현재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은 1.5~ 2℃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막자는 합의인 파리협정이 무색하게 최악의 시나리오인 4℃ 이상 상승 경로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WHRC, 2020년 8월). 1℃ 상승

    김지은 변호사 (서울회)
    휴정기 단상

    휴정기 단상

    필자가 상선의 항해사로 근무할 당시에는 변호사는 소위 '전문직'이어서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선은 목적지를 향해 24시간 운항을 하므로, 그나마 항구에 정박해서야 제대로 쉴 수가 있다. 상선 중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은 부정기선(不定期船)에 주로 근무하다보니 3년 간 50개국이 넘는 곳들에 입국할 수 있었고,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다.   북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튀니지의 한 도시에서 강도를 만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고, 뉴질랜드에서 일조량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인 왕가레이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즐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재생에너지 보조금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재생에너지 보조금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은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를 지우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 제도(RPS)'이다.    RPS제도 아래서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전력을 생산해 판매한 대금 외에 별도로 REC인증서를 판매하고 얻은 돈을 추가적인 수입원으로 삼는다. REC거래는 크게 현물시장, 공급의무자와의 자체계약,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한 선정계약 3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최근 공급이 늘어난 탓에 REC가격이 하락하여 사업자들이 현물시장에서 적정한 수익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선정계약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렇게 재생에너지 정책과 시장변화로 인해 REC 가격의 변동폭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업자들이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nb

    김지은 변호사 (서울회)
    입법자문과 변호사의 전문성

    입법자문과 변호사의 전문성

    정책결정자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책을 결정하게 되면, 그 정책의 시행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수단을 고려하여 최적의 정책수단을 선택하게 된다. 그 정책수단 중 하나는 '입법'이다.   근대 헌법의 근간이 되는 삼권분립이론과 대한민국 헌법 제40조에 따라 입법의 주인공은 당연히 국회의원이지만, 국회 본회의장의 문턱을 넘기 전까지 국회의원을 돕는 법률가들의 역할은 막중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작년부터 정부기관인 해양경찰청에서 발주한 수상레저안전법령을 정비하는 용역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변호사의 입법자문 업무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문업무의 소위 '종합예술'이라는 이야기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   이번 용역에서 수상레저안전법은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재생에너지 보급 현황과 관련 정책

    재생에너지 보급 현황과 관련 정책

    그간 기후변화 중 전력 문제에 관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해왔다. 앞으로는 재생에너지의 구체적인 보급현황이나 정책, 확대 방안 등을 서술하려고 한다.   한국 내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체 전력 생산량의 6.2%에 불과하며, 이 중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경우 1.9%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의 잠재량은 생각보다 상당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태양광의 잠재량이 현 전체 전력 발전량의 90%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으며, 한국환경정책평가 연구원의 결과 역시 2018년 재생에너지의 용량에 '40배'에 달하는 수치까지 생산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즉, 재생에너지의 보급현황에 실망하기보다, 잠재성에 주목하여

    김지은 변호사 (서울회)
    끝나지 않은 해적과의 전쟁

    끝나지 않은 해적과의 전쟁

    지난 24일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5명이 해적으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에게 피랍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순간 필자는 10여 년 전 항해사로 근무할 당시 해적과 조우한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승선했던 선박은 인도 뭄바이로 가기 위해 소말리아 부근의 인도양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10시 방향을 쌍안경으로 보니 보트에 두 사람이 기관총을 들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이 해적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레이더(Radar) 장비로 해적선을 탐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해적선이 우리 선박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우리를 쉽사리 따라올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적선이 속

    성우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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