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뢰인
그녀의 눈물을 보지 못했다. 운다는 걸 알고 나는 당황했다. 아차, 놓쳤구나 싶었다. 아름다운 날씨의 봄, 금요일 오후 가정법원 조정실에서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아 조정위원이 다섯 살 딸아이의 이름을 말할 때마다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였다.
의뢰인이 소송을 통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란 도무지 쉽지가 않다. 가장 뛰어난 화법은 경청이라는데, 듣는 게 참 어렵다. 내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을 참아야 하며, 더욱이 마음을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 과묵한 의뢰인이라면, 적절한 질문과 호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도 있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경험과 이해가 필요한 일인가. 나에게는 늘 어렵다.
이번에는 그녀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삼십대 초반인
홍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제이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