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 생명과 법
작년 이맘때쯤, 연로하셨지만 치명적인 질병은 없었던 아버지와의 준비 없는 이별 이후부터 죽음, 혹은 생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1년간 유독 생명에 관한 책이나 영화를 많이 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숨결이 바람될 때’인데, 나와 동갑인 77년생 젊은 의사 폴 칼라티니가 갑작스러운 암 선고를 받은 후 2년 반에 걸쳐 써내려간 수필로서, 저자의 사후에 부인이 덧붙여 쓴 에필로그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니 생명의 문제야말로 법률가들이 치밀하게 연구해야 할 분야임을 알게 되었다. 존엄사, 낙태, 배아복제와 줄기세포, 시험관아기시술과 여분의 배아 폐기, 유전자가위(편집), 다태아 임신과 선택적 유산, 인공지능, 동물실험과 이종이식, 사후피임약
지현정 변호사 (법무법인 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