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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법조프리즘 리스트

    동네 변호사

    동네 변호사

    대학에 있는 관계로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들을 일이 잘 없어 그 속사정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지정될 때에도 상생을 위해서 그 정도는 대기업이 양보해야 한다는 피상적인 생각밖에 없었으며,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도 소비자로서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지역에 자영업자들이 대거 자리를 잡으면서 유심히 상점들이 들어선 건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대규모 신도시로 아파트 건설과 상업시설의 건축이 곳곳에서 이뤄지다보니 복잡한 상황이지만, 자세히 보니 대기업의 선단식 회사구조가 일상생활에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작은 슈퍼마켓 건너편에 A그룹 슈퍼마켓이 들어서고, 그

    이승준 교수 (충북대 로스쿨)
    사무실에 찾아온 브로커 이야기

    사무실에 찾아온 브로커 이야기

    지난 주 금요일 오후 4시, 여느 때처럼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모르는 분께서 반갑게 인사를 하며 들어옵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분입니다. 혹시 구면인지 정중하게 여쭤보았더니 처음 보는 분이 맞더군요. 'S생명 최OO 팀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살가운 얼굴로 명함을 내밉니다. 명함 앞면에 크게 인쇄된 '信(믿을 신)'이 인상적입니다. 무슨 일로 방문하셨는지 묻기 전에, "변호사님, 사업상 긴히 설명드릴 내용이 있으니 잠시 이야기 좀 하시죠"라면서 자연스럽게 앉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제가 손님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보험회사 영업하시는 분이겠거니' 생각하고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조금 귀찮으면 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5분쯤 지나보니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검사장 출신 누구에 부장판사 출신 누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법가(法家)와 법치국가(法治國家)의 차이

    법가(法家)와 법치국가(法治國家)의 차이

    감금죄를 둘러싼 셀프감금(?)이 또 논란이 됐다. 법치주의 혼돈의 시대다. 중국의 진(秦)나라는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천하통일을 이뤄냈다. 이런 진나라에 양왕(襄王)이 있었는데, 이 양왕이 중병에 빠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백성들이 근심걱정으로 천지신명에게 빌었다. 그리고는 이들 기도대로 임금이 쾌차하였다는 소식에 기뻐 또다시 소를 제물로 바치고 감사의 제(祭)를 지냈다. 그런데 양왕은 이 일을 전해 듣고 오히려 그 지방의 관리와 백성들을 벌하였다. 군왕이 백성들을 부릴 수 있는 이유는 백성들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권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백성들이 자신의 와병에 소를 바쳐 제를 지냈다는 것은 그들이 권세(權勢)보다는 인애(仁愛)로써 자신들을 통치한다고 생각한 것이고, 왕이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이승준 교수 (충북대 로스쿨)
    점이 아닌 선처럼

    점이 아닌 선처럼

    요즘은 시간이 없어 거의 손을 놓았습니다만 여름까지 참 열심히 했던 게임이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약칭 LOL)'라는 게임인데요. 대략 5년 전부터 우리나라 게임 시장의 대세를 '스타크래프트'로 대변되는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게임) 장르에서 AOS(Aeon of Strife, 공성전 방식 기반 팀플레이 게임) 장르로 이전시킨 세계적 히트작입니다. 올해 10월 마지막 날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5년 롤드컵(LOL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리나라의 'SK Telecom T1' 팀이 우승하여 100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하였고, 최우수선수인 'Faker' 이상혁 게이머는 세계 모든 LOL 유저들의 우상이기도 합니다.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C급 교수와 검사평가

    C급 교수와 검사평가

    지난달 대한변호사협회가 검사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찬반양론이 대립되고 있다. 변협측은 수사 도중 피의자의 자살이 빈번한 현실에서 검사평가제를 통해 일부 검사에 의해 정의가 훼손되거나 인권이 유린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법관평가에 대해 그 결과의 활용 및 대국민 사법서비스 개선에 대해 긍정적인 평(評)이 많은 상황이지만, 증거수집이 점점 어려워지고 수사단계에서 변호사의 적극적인 변호가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수사의 당사자인 검사로서는 검사평가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필자가 재직 중인 국립대에도 4년 전 새로운 교수평가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이른바 성과연봉제이다. 교육부는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이라는 모토 아래 교수의 교육, 연구, 봉사분야 업적을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하여, 평가

    이승준 교수 (충북대 로스쿨)
    ‘요시 그란도 시즌’ 사건을 아시나요

    ‘요시 그란도 시즌’ 사건을 아시나요

    야구계의 '예송논쟁(禮訟論爭)' 중 하나인 '요시 그란도 시즌' 사건을 아시는지요. 이 사건은 2008년 7월 27일 요미우리 vs 야쿠르트 전에서 요미우리 소속 이승엽 선수가 109일 만에 첫 안타 겸 1호 홈런을 쏘아 올리자 백인천 해설위원이 한 코멘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정은 이러합니다. 당시 백 위원은 이승엽 선수의 타석에서 장기간 부진을 겪던 이승엽 선수가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셋 하고 타이밍을 잘 재어 스윙을 하여야 올바른 타격을 할 수 있다'며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마침 그 말이 끝나기 전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자 흥분하여 "역시, 하나 둘 셋이야!"라고 빠른 어투로 이야기한 것이 어눌한 발음 때문에 "요시 그란도 시즌!"(요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노래 잘 부르는 판사

    노래 잘 부르는 판사

    지난 여름 로스쿨 1학년생들을 데리고 해외교류를 다녀왔다. 교류기관 탐방을 마치고 막간의 시간에 장기를 뽐내는데, 깜짝 놀란 것은 하나같이 노래를 잘 부른다는 사실이었으며, 춤까지 걸그룹 뺨치게(?) 추는 학생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전국민이 가수인 것이 요즈음의 추세지만, 고루(固陋)한 법학 교육을 받아 온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현상이 로스쿨 재학생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젊은 판사들 사이에는 가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숨은 인재가 많다고 한다. 과거 법조계는 특정 학맥이 주요 직위를 결정하고, 엄격한 서열사회화가 다양한 의견의 표출을 막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최근에는 특정 외고 출신 법조인이 주류를 이룸에 따라 독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필자 역시

    이승준 교수 (충북대 로스쿨)
    ‘노오오오력’ 부족?

    ‘노오오오력’ 부족?

    '헬조선'에서 '노오오오력'이 부족한 탓에 '흙수저'로 태어나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 요즘 청년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자조하면서 쓰는 단어들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헬조선', '노오오오력', '흙수저' 라는 용어를 들어 보셨는지요. '헬조선'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지옥 같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이 되지 않아 겪는 고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노력을 통해서 누구나 희망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합의에 금이 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약자가 약자를 왕따시키고 '흙수저'가 다른 '흙수저'를 짓밟는 세상.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 계층이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현실, 너무도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근래 법률시장에 배출되고 있는 많은 수의 법조인들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입학설명회를 다녀와서

    입학설명회를 다녀와서

    얼마 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공동 입학설명회에 다녀왔다. 매년 조금씩 분위기는 다르지만, 여전히 로스쿨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예비 신입생들의 결의에 찬 모습에서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점검해 볼 수 있었다. 로스쿨 체제로 변경되면서 전통적인 법학도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그러나 법대생들과 로스쿨생들에 가르쳐 주어야할 바에 본질적인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법률가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내재화시킨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상적인 법학교육이 전제인데, 다행인 것은 지금 로스쿨 강의는 분필만으로 해결되던 과거 법과대학 때와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점이다. 교육을 뜻하는 education의 어원인 educe는 잠재된 역량을 '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승준 교수 (충북대 로스쿨)
    오아시스

    오아시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이 있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인격체이다. 누군가는 타인을 돕는 것을 삶의 목표로, 다른 누군가는 부와 명성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고 살아가고, 아예 삶의 목표를 두지 않는 것을 모토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인의 삶에 잣대를 들이대는 행동'을 싫어하지만, 한편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남의 인생에 자신의 시각으로 점철된 표찰을 붙이곤 한다. 특히 법조계처럼 성적이라는 기준으로 남과 자신을 비교하기 쉽고, 다른 누군가와 자신의 삶, 지위를 비교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한 듯하다. 근래 많은 수의 법조인들이 배출되면서 법조 생태계는 피라미드형으로 변화하고 있고, 신규 법조인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소년급제와 몰락

    소년급제와 몰락

    법조계에는 유난히 소년급제(少年及第) 한 이들이 많다. 춥고 배고픈 시절, 마을에서 공부 좀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다 법대로 진학하고 사법시험에 몰두하는 것이 출세의 정규 코스라고 여겨지던 시대였으니 꼭 정확한 통계가 아니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바이다. 이렇게 소년급제 한 이들은 승승장구하여 검찰총장이 되기도 하고, 법무부장관이 되기도 했으며, 최연소 부장판사를 거쳐 대법관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정치권으로도 진출하여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노라며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소년급제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한 사람들과 달리 소년급제가 인생에 독이 된 사람도 있다. 최근 대학 후배들을 성추행하여 강제추행죄로 기소되고 결국 사표를 쓴 A

    이승준 교수 (충북대 로스쿨)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2주 전 '김기태 리더십' 원고를 탈고하자마자 김 감독의 타이거즈가 6연패를 했다. 주변의 타이거즈 팬들이 '네가 글을 써서 연패를 하는 것 아니냐, 제2의 타어강이 아니냐'라며 타박을 주었지만, 어쨌든 올바른 소통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본 것 아닌가. 2010년도에 16연패도 해봤는데(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한 달 내내 지더라) 6연패 정도야 웃어넘길 일이다. 소통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런데 필자가 만난 어떤 분들은 이 단어를 다른 뜻으로 사용했다. 예전에 상담을 했던 한 의뢰인. 사건 담당 검사님과의 친분관계를 언급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의뢰인에게 그러한 방식은 안 된다고 거절을 하자, "자신이 담당 검사님과 친한 변호사들 명단을 전부 가지고 왔다"면서 수기로 적어온 명단을 호기롭게

    이상민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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