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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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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으로 사는가

    싱가포르로 이직을 하고 5년차를 넘길 무렵,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일을 10년, 20년, 계속 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 이게 정말 나에게 맞는 길일까.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줄곧 생각했었다. 그러자면 한 우물을 파야 하고, 못해도 10년은 투자해야 할 터였다. 하지만 이게 나에게 맞는 일인지 처음부터 어떻게 안단 말인가. 일단 가고 보는거지. 변호사 등록을 하고, 직장을 잡고, 주어지는 일을 하다 보니 금세 5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이대로 우연처럼 전문성이라는 게 생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게 두려웠다. 내 길이 아닌 것을 너무 늦게 깨닫게 되면, 내 힘으로 멈출 수 없는 관성이 생겨 있을까봐. 그리고 그 때부터는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것처럼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핫딜 떴다!

    핫딜 떴다!

    필자는 이른바 '핫딜' 상품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이왕이면 좀 더 싸게 구입하게 된다는 점에서 왠일인지 심리적으로 뿌뜻하기까지 하다. 이왕이면 싸고 좋은 물건을 구입하게 되면 얼마나 좋은가. 지난번 칼럼에서 사내변호사로 법무팀을 운영시, 두가지 숫자를 염두에 둔다 하였다. 첫 번째는 인건비이고, 다른 하나는 법률비용이다.필자가 근무하였던 회사들은 법률비용의 예산이 한정되고, 총액내에서 별도의 승인을 요하는 등 예산통제 절차가 있었다. 특히 재무팀이 "왜 로펌 수임료가 X만원인가요?"라고 물으면 난감하다. 법률비용이 의료행위처럼 국가가 수가를 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동일한 품질과 스펙을 가진 공산품 시장에 있는 상품도 아닌 이상, 적정한 수임료는 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주류적 삶

    주류적 삶

    "다 똑같이 살 필요는 없지"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주류적 삶이 가져다 주는 무시 못할 효용이 있다. 내 주변 동기들을 모집단으로 정규분포곡선을 그릴 수 있다면, 그 정중앙에 있는 이들의 모습은 이럴 것이다: 20세 전후로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 전공, 휴학 몇 학기 하고 시험 공부, 졸업 전에 시험 합격, 2년 후 사법연수원 수료. 이러면 얼추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에 변호사, 검사, 재판연구원 중 하나가 된다. 이들은 이후 2~3년 내에 결혼을 하고 30대 중반에 부모가 된다.주류적 삶이 가져다 주는 여러가지 효용 중 백미는 굳이 뭘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나이, 학교, 연수원/로스쿨 기수 정도만 들어도 평가자는 모종의 안도감을 얻고, '얘가 남들만큼은 하겠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적정 연봉

    적정 연봉

    팀을 운영하다보면, 항상 두가지의 숫자를 염두하게 된다. 하나는 법률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팀원들의 연봉이다. 오늘 이야기는 연봉 이야기이다. 필자는 팀원들의 연봉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부서원들의 연봉을 신경 쓰는 것은 이직의 가능성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는 업종은 동종업계의 회사 숫자가 한정되어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충원하고자 할 때 동종업계 경험이 있는 직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이는 우리 업종뿐만 아니라 많은 업종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 같다. 내가 근무하는 업종의 경우 좁은 업계라는 특징상, 서로 교류도 잦고, 상대적으로 유능한 직원들에 대한 소문(평가)은 쉽게 공유된다는 점에서, 유능한 직원들에 대해서 경쟁사의 스카우팅 공세가 잦은 편이다. 조금 과장을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휴식

    휴식

    해외로 여름 휴가를 갔는데 호텔방에서 일을 했다는 이야기, 휴가 5일 냈다가 고객 연락 받고 3일 만에 사무실로 복귀했다는 이야기, 연말이 다 돼 가는데 사건이 몰려서 휴가를 반도 못 썼다는 이야기 등등. 해마다 듣는 로펌 괴담이다. 변호사들이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변호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 혹은 고정관념을 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변호사들의 업무시간에 대하여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긴급 질의라면서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전화를 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새벽 1시에 이메일을 보내면서 즉시 회신을 바라는 파트너도 있다. 변호사는 원래 24/7 스탠바이 하는 직업이라면서 아예 희망의 싹을 자르려는 사람도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사내변호사가 다른 직역에서 일하는 변호사와 가장 다른 특징(장점 이자 단점?)은 통장에 매월 정해진 일자에 정해진 일정한 숫자가 Top Line으로 기록된다는 점이다. 때로는 보너스라는 이름으로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숫자들이 아주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잘해야 1년에 한 번 있는 정말 드문 이벤트라 의지하기에는 힘들다. 이러한 일정한 Top line은 변동가능성이 적어서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을 준다.   반대로 지출은 가변적으로 변동된다. 예를 들면 이번 달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서 특별한 일회성 지출이 필요한 달이라, 갑작스러운 지출을 하였는데, 이런 지출은 1년에 한 번 있는 이벤트달이라고 간주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위로한다. 그런데 다음달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손절의 타이밍

    손절의 타이밍

    지난 금요일 동료 둘을 집으로 초대해 치맥을 했다. 싱가포르 국민 대부분이 나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볼 것 같은데(참고로 지난 4주간 싱가포르 넷플릭스 TV 드라마 부문 부동의 1위는 빈센조), 그러다 보니 회사 동료들로부터 치맥에 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다. 가장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싱가포르에서 치킨 제일 맛있는 집이 어디야?"다. "여기 와서 사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몰…"라고 하면 다들 뭔가 크게 배신이라도 당한 듯한 표정을 짓는데, 그러니 왠지 나도 크게 잘못한 것 같아져서 "대신에 내가 집에서 한 번 튀겨 줄게" 한 것이 이 모임의 발단이었다.   회사 동료와의 치맥은 한국에서 하든 외지에서 하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날 제출한 서면 얘기로 시작해 "우리는 왜 사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보험있으신가요?

    보험있으신가요?

    친구들에게 종종 "(인)보험 가입한 것이 있냐"고 물어본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모님이 (지인의 부탁 때문에 든, 내용은 모르는) 보험이 있기는 하다 들었다. 보험료를 내기 아깝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보험료를 내고 있기는 하나, 보험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어서 보험금 역시 받은 적이 없어, 보험료는 허공으로 날리는 듯한 느낌인 것 같다.   금융상품 중 보험상품은 다른 금융상품과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푸시(push) 영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보험상품은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고객 대부분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 자발적으로 보험회사를 찾아와서 보험을 사는 사람은 드물고, 보험 판매인들이나 TV,

    정웅석 변호사 (서울회)
    라마단

    라마단

    법률신문에 웬 라마단인가 했을 수도 있겠다.   얼마 전 회사 전체메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돌았다: "Dear All, Please be informed that Ramadan begins on 13 April 2021, … Your kind understanding towards our Muslim colleagues during this fasting month would be very much appreciated." 곧 라마단이 시작되니 무슬림 동료들을 배려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요즘은 전원이 사무실 근무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좀 덜 하지만, 코로나 전에는 모두 한 공간에서 부대끼며 일하다 보니 라마단 기간에 본의 아니게 무슬림 동료들의 신경을 긁는 일이 흔했다고 한다. 일출부터 일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그녀에게 전화 (안)오게 하는 방법(Feat. Verbal Jint)

    그녀에게 전화 (안)오게 하는 방법(Feat. Verbal Jint)

    변호사의 업무는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의견서 혹은 서면과 같은 문서를 작성하는 등 책상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일이 대부분이다. 다른 변호사님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업무를 할 때, 리듬을 많이 타는 편이다. 그 리듬과 함께하지 못할 때에는 끙끙대면서 '집필의 고통과 친구'가 되곤 하지만, 한창 영감충만할 때에는 일필휘지로 뚝딱하고 결과물을 산출하곤 한다. 이런 영감충만을 위해서 일정한 소음이 도움이 된다. 어머니께서는 절대 이해못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이해못하시지만, 학창시절 이문세씨가 '별에 빛나는 밤에'라는 오프닝 멘트와 함께 하는 음악프로를 들으면 이상하게 집중이 잘되어서, 라디오를 벗삼아 책과 씨름하곤 했다. 그 후로 집중하고 싶을 때에는 일정한 소음(음악)등이 집중하는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직업과 직장

    직업과 직장

    이번 주부터 점진적으로 오피스 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로펌들이 많다. 일년 넘게 재택근무를 하다 사무실로 돌아가려니 어째 반응들이 미적지근하다.   재택근무 초기만 해도 "아무래도 사무실 근무가 낫지"가 중론이었다. 기록은 어떻게 만들 것이며, get-up은 어떻게 하냐(여기는 기일이 1~2주씩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기일 직전에 한 방에 모여 며칠동안 기일 준비를 하는데, 이걸 'get-up'이라고 한다) 등등 걱정이 많았는데, 딱히 저항은 하지 않은 덕에 일단 재택근무로 체제 전환은 됐다.   그렇게 집으로 유배된 변호사들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거실에서, 식탁에서, 옷방에서, 베란다에서 해도 일이 손에 안 잡혔다. 옆에서 업무를 서포트 해주던 유익한 인간들은 없고, 집에는 나

    전아영 변호사 (웡파트너십(WongPartnership LLP))
    "너희는 재택근무가 되잖아."

    "너희는 재택근무가 되잖아."

    코로나 시대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재택근무일 것 같다. 일반적으로 동양문화권은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문맥에 따른 의미 파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표정·말투 등을 지레짐작해야 하며, 직원이 보이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재택근무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였다(언택트 비즈니스, 2020). 하지만, 코로나 시대는 회사들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강요하였고, 필자를 비롯한 사내변호사들이나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도 다양한 형태의 재택근무를 1년 이상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고 보니, 예전에 생각하지 못한 재택근무에 대한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었다. 첫째,

    정웅섭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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