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하게 하는 것
가끔 그런 날이 찾아올 때가 있다. 하루 종일 회의가 이어지는 날. 예상치도 못한 업무 전화가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날. 업무량도 유난히 많은데, 생소한 분야이기까지 해서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날. 까딱하면 실수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정신을 한 데 집중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드는, 그런 날이 있다. 업무 마감 기한이고 뭐고, ‘오늘은 이제 그만’을 외치고 찜찜한 마음으로라도 일단 퇴근부터 하고 싶은 날. 그럴 때는 잠시 심호흡을 하고, 옛날 기억을 잠깐 되짚어본다. 손에 익지 않았던 업무를 머리를 쥐어 뜯어가며 해냈던 날들을, 실력에 비해 많은 양의 업무를 어떻게든 완수해냈던 지난날들을. 지금보다 더 미숙하고, 더 느렸던 나를 신나게 일하게 해주었던 것은, 처음에
김화령 변호사 (서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