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무시하면서 짐승들처럼 들떠 있었다
“형, 요즘 80년대 학번 선배들 만나면 부동산 얘기밖에 안 해요. 난 집 있어서 다행이다, 집 없어서 죽고 싶다, 누구는 강남에 아파트 있어서 좋겠다…. 이러려고 대학 때 학생운동 한 건가요?”그러니까 2년 전이었다. 88학번 후배가 어느날 저녁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음을 서늘하게 했던 그의 말이 떠오른 건 며칠 전, 유튜브 동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였다. ‘당시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아파트 값을 계속 얘기하는 사무실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무주택자들을 은근히 혹은 대놓고 무시했다. 집 있는 사람들은 야생 짐승들처럼 들떠 있었다. 그들은 주변 동료들은 의식하지 않은 채 모두가 듣게 아파트 값을 매일 얘기했다. 너무 신이 나서.’사실이다. 지난 3, 4년간 어느 모임을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