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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으로 만나는 클래식] 코로나 시대 베를린 연주자들의 기록 <홈 뮤직 베를린>

    코로나 시대 베를린 연주자들의 기록 <홈 뮤직 베를린>

    2020년 연초부터 세계 각국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3월이 되자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팬데믹(대역병)으로 선언되었다. 유행 초기에 워낙 치사율이 높았기에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한때 가장 위험한 곳으로 불렸던 이탈리아 북부의 중세도시 베르가모의 경우 지역일간지의 가장 많은 면을 사망자 부고로 채울 정도였다. 어찌 이탈리아만 그랬으랴. 시차가 있었을 뿐 여러 나라 여러 도시로 확산되었고, 통일 독일의 수도이자 세계 예술의 중심으로 떠오른 베를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베를린 필을 비롯해 위대한 오케스트라들의 경연장이자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를 세 개나 보유한 베를린은 각국에서 모여든 음악가들이 워낙 많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공연장이 폐쇄되면

    유형종 대표(무지크바움·음악&무용 칼럼니스트)
    [신승한 교수와 함께읽는 아동청소년문학] 샬롯의 거미줄

    샬롯의 거미줄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한다’는 말이 빈번히 회자됨에도 불구하고, 어떤 2등은 1등보다 더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이 사랑받는다. E. B. 화이트(E. B. White)의 <샬롯의 거미줄>(Charlotte’s Web, 1952)이 바로 그런 경우다.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가 1953년 뉴베리 메달 수상작으로 <안데스의 비밀>(Secret of the Andes, 1952)을 선정했을 때 <샬롯의 거미줄>은 다른 네 작품과 함께 차석(次席)에 해당하는 뉴베리 명예상을 수상했다. 7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안데스의 비밀>을 읽는 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샬롯의 거미줄&g

    돼지와 거미의 우정을 그린 아동청소년문학의 고전
    ‘어떤 생명이든 태어났다면 살아갈 가치 있다’ 일깨워
    [미술의 창] 윤형근의 “잔소리를 싹 빼버린” 단색화

    윤형근의 “잔소리를 싹 빼버린” 단색화

        1970년대 동경 미술계 진출을 기점으로 작가 경력의 새로운 장(章)을 써나가기 시작했던 단색화 화가들 중 제일 연장자는 윤형근 화백(1921~2007)이다. 동경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1976년에 그의 나이는 50대 중반이었다. 피카소가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려 찬란한 천재성을 보여줬던 때가 25세였다. 그래서인지 서구 미술계에서는 ‘젊음=때 묻지 않는 전위적 창조력’이라는 공식이 은연중 힘을 발휘한다. 1970년대만 해도 파리 비엔날레는 참가 작가의 나이를 30세 미만으로 제한했다. 윤형근의 단색화는 젊은 예술적 재능과 감각이 피워낸 눈부신 꽃이 전혀 아니다. 그는 첫 개인전을 40대 중반인 1966년에야 열었고 그 후 10년 동안 조용한 모색을 하다가 50대에

    케이트 림 (아트플랫폼아시아(APA) 대표)
    [영상으로 만나는 클래식] 존 크랑코의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존 크랑코의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이탈리아 파도바를 배경으로 하는 셰익스피어의 대표희극이다. 그런데 아무리 옛 작품이라 해도 지나친 면이 있다. 거친 말괄량이 카테리나와 억지 결혼한 페트루키오는 강압적 태도와 밥 굶기기, 추위에 방치하기, 급기야 해를 달이라 하고 늙은 신사를 아가씨라고 우기는 등의 막무가내 방식으로 아내를 길들이더니 드디어 결국 처제 비안카의 결혼식에서 남편에게 완전히 순종하는 카테리나가 되었음을 과시한다. 페미니즘 관점에서라면 퇴출시켜도 할 말 없을 이 연극은 셰익스피어가 문학적 성자의 반열에 오른 덕분에 오페라, 영화, 뮤지컬로 계속 재탄생하고 있다. 카테리나는 길들여진 것이 아니라 남편의 거친 본성을 수용함으로써 순종하는 척 오히려 상대방을 길들인다는 투

    유형종 대표(무지크바움·음악&무용 칼럼니스트)
    [고승철의 문향(文香) 오디세이] 신춘문예… 세상을 내다보는 창(窓)

    신춘문예… 세상을 내다보는 창(窓)

      새해 첫날 신문에는 신춘문예 당선작이 실린다. 새로 시인, 소설가, 평론가, 동화작가로 등단하는 문인들의 풋풋한 글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필자는 이 작품들을 찬찬히 읽는 일을 신년초의 장엄한 의식(儀式)처럼 수십 년 동안 해오고 있다. 언젠가 어느 소설가에게서 신춘문예 당선 체험을 듣고 문단 데뷔의 치열함을 실감했다. 문예창작과 대학원생인 그는 지도교수인 유명 소설가 P 선생에 의해 감금당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신춘문예 마감일 보름 전에 선생님의 전원주택 집필실에 거의 강제적으로 갇혀있었어요.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바깥으로 나오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죠. 그때는 황당하고 울화가 치밀었으나 그 덕분에 그해 당선이 됐답니다.”인본(人本)을 중시해야 할 문학인이 이런 목표지향적

    고승철 언론인·저술가(전 동아일보 출판국장)
    [Dr.K의 와인여정] (28) 자화상 와인(3)

    (28) 자화상 와인(3)

      나의 마지막 자화상 와인은 ‘내가 죽은 후에 나의 가족과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에 대한 소망을 담아 선정하였다. 내가 요약하는 내 인생은 어렸을 때의 충만한 에너지, 청장년 시기의 욕망과 열정, 노년기의 책임감, 회상 그리고 반추다. 이 과정을 모두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한 폭의 초상화에 담길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나의 자녀들과 친구들은 그 초상화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나는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나서 한 학급에 무려 80명씩 바글대는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라 했다)의 오전반 오후반을 전전하다가 입시지옥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했다. 전방 군복무를 마치고 유학길에 올라 자본주의의 사관학교라 일컬어지는 학교에서 학위를 마치고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잔뼈가

    1부 마지막 회
    [미술의 창] 반일(反日) 감정이 왜곡한 '단색화 빠진' 단색화 담론

    반일(反日) 감정이 왜곡한 '단색화 빠진' 단색화 담론

      지난 칼럼(“청승과 국뽕을 넘어서: 김환기 점화의 국제적 인연”)에서 필자는 한국 미술 작품의 순혈적 독특함만을 내세우는 국뽕 미술 담론을 비판했다. 그런데 국뽕 담론은 여러가지 화장(化粧)을 하고 나타난다. 그중 하나는 한일 간의 역사적 상처를 이용한 반일 프레임이다. 일본과 교류한 미술가들을 작품 자체로 평가하지 않고 반(反)한국적이고 반(反)역사적이라며 정치적으로 단죄하는 것이다.지금 한국 현대미술을 세계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단색화(單色畵)에 대해 만들어졌던 담론이 전형적 사례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현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ARKO)의 지원을 받아 1999~2003년 동안 진행된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라는 프로젝트에는 당시 주요 미술 평론가들이 참여했다. 프로젝트 기획자였던 오상

    케이트 림 (아트플랫폼아시아(APA) 대표)
    [Dr.K의 와인여정] (27) 자화상 와인 (2)

    (27) 자화상 와인 (2)

      나의 청년과 중년의 시절을 표현하는 와인으로 지난주에 선정한 Ch. Gruaud Larose 1990에 이어 나의 현재 모습인 60대와 앞으로 내가 지향하는 나를 나타내는 와인으로 무엇을 선정할까 깊은 고민을 하다가 Ch. Lynch Bages 1989를 선정하였다.내가 바라는 노년은 수수하고 겸손하고 지혜로우며 주위의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느끼고, 사소하지만 조금이라도 주변에 도움이 되는 노인으로 늙어 가는 것이다. 좀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렸을 때 교과서에 나온 ‘큰 바위 얼굴’의 100분의 1이라도 닮은 노년을 맞이하게 된다면 나는 후회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나의 인생은 세상의 기준으로 결코 평범하지는 않았는데 그 과정은 99%의 고난과

    “Panis Angelorum”
    [영상으로 만나는 클래식] 신성한 불꽃 - 영혼을 울리는 세 명의 디바

    신성한 불꽃 - 영혼을 울리는 세 명의 디바

      얀 슈미트-가레는 독일의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이다. 주로 클래식 음악을 다루고, 저예산으로 독특한 주제를 다루는 솜씨가 있다. 1999년에 만든 <오페라 광신도(Opera Fanatic)>란 필름은 은퇴한 이탈리아 오페라의 유명 가수들을 취재한 다큐멘터리였는데, 당시 슈미트-가레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가수는 1950년대를 풍미한 카를라 가바찌(1913~2008)였던 모양이다. 영혼을 울리는 감동적인 노래에 홀린 나머지 다큐멘터리의 피날레를 가바찌가 부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흑백 영상으로 장식했다. 요즘엔 그런 가수를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하던 슈미트-가레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마치 가바찌의 환생을 만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알

    유형종 대표(무지크바움·음악&무용 칼럼니스트)
    [고승철의 문향(文香) 오디세이] 미래를 보는 눈… 예측은 가능, 예언은 불가능

    미래를 보는 눈… 예측은 가능, 예언은 불가능

    새해가 밝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덕담이 오간다. 간지(干支)에 따른 동물이 으레 등장한다. 올해는 ‘검은 토끼’가 주인공이니 토끼의 총명한 정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리라.냉철하게 따지자면 토끼와 인간의 운명이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견강부회일 뿐이다. 달리기 선수는 말띠가 유리한가? 원숭이띠는 체조를 잘할까? 용은 전설상 동물일 뿐인데 사람들의 의식 속에 행세하고 있다. 허구가 실재를 지배하는 꼴이다.신년 벽두엔 역술인들이 나라의 운세를 예언하곤 하는데 한때 언론에서는 이를 큼직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21세기 초에 남북한이 통일된다고 큰소리 탕탕 치던 자칭 ‘주역(周易) 대가’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띠별 일진(日辰)을 알려주는 ‘오늘의 운세’가 여전히 주류 신문에 실리는

    고승철 언론인·저술가(전 동아일보 출판국장)
    [Dr.K의 와인여정] (26) 자화상 와인 (1)

    (26) 자화상 와인 (1)

      나는 얼마 전에 환갑을 지냈다. 아주 어렸을 적 먼 친척 어른의 환갑잔치에 갔을 때 주인공 할아버지는 흰 수염을 길게 기르고 한복을 근사하게 차려입고 비슷한 분위기의 할머니와 함께 거창한 잔칫상을 앞에 하고 손주들의 절을 받는 모습이 기억에 아직도 남아있다. 그 주인공의 모습은 요즈음 80대 중반의 일반적인 모습과 중첩된다. 내가 벌써 그 환갑을 지내고 또 얼마간의 세월이 지났다니! 나는 아직도 환갑을 꽤 많이 앞둔 것 같은데. 환갑 때 나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하여 조촐한 저녁 식사를 했다. 그 얼마 전부터 나는 환갑 때 어떤 와인을 선정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 60년을 어떻게 살아왔고 현재 나의 모습은 무엇이며 앞으로 남은 시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나를 표현하는 와인
    [Dr.K의 와인여정] (25) Ch. Beychevelle 1982

    (25) Ch. Beychevelle 1982

      10여 년 전 나는 영국 공연예술계의 원로 한 분과 친하게 되었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런던의 웨스트엔드(West End,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 해당)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등에서 연극과 뮤지컬 60여 편을 제작하는 등 공연예술계에서는 아주 유명한 명사였다. 그가 제작한 작품 중엔 공연예술 분야 최고의 영예인 로렌스올리비에상(Lawrence Olivier Award)을 수상한 작품들도 여럿 있었고, 그 분야 최고의 권위자로 명성이 자자하던 분이었다.그분도 와인과 음식에 지대한 관심이 있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고 와인을 함께 마신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와인을 매우 좋아하지만 취향은 수수한 편이었다. 미슐랭스타 식당에서 최고등급의 프랑스 와인을 주문하면 그는 ‘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 세상의 모든 이에게 바치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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