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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제도의 개선을 바라보며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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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법원의 전체사건 중 65.5%가 등기사건 등 비송사건으로서 무려 1248만5741건에 이른다. 물론 소송사건과 등기사건을 수치상으로만 단순비교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법원의 역할이 단지 분쟁해결에만 있지 않고 국민의 생활영역에서 깊이 함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이나 이와 관련된 변화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러한 현상과 비중은 점점 더 증가 할 것이다. 근래 수년 동안 인감증명 폐지문제, 부동산거래 선진화를 위한 제도 등 주로 행정부에서 나서더니, 최근에는 법원에서도 부동산 등기시스템을 58년 만에 대수술한다고 하며, '부동산 안전거래 통합지원 시스템'을 내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개발 중이고, 이르면 2018년부터는 부동산 거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시하는 '등기 전 안전거래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법원 홈페이지의 입찰공고를 보아도, 각국의 상업등기제도에 관한 연구용역, 각국의 공탁제도에 관한 연구용역, 전자네트워크등기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연구용역, 등기·가족관계등록 본인확인제도의 개선방안 연구용역, 세계 각국의 등기 전 거래안전보호대책 연구용역 등 많은 개선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사회 기본제도와 관련된 개선은 단순한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생태계 자체에 까지 많은 영향을 가져오게 된다. 그러므로 종합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개선이라는 이름하에 심각한 제도의 왜곡과 혼선을 가져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무슨 실적이나 업적을 만들 듯이 진행할 일도 아니고, 다른 나라의 제도를 답습하는 단계를 넘어 우리의 실정과 상황에 맞는 신중한 제도개선이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도로명 주소제도가 너무나 불편하고 도대체 누구를 위해 도입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급하게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하고 수개월 만에 나온 용역결과를 가지고 섣부른 개선을 시도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법률전문가임에도 한국의 제도와 실무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하물며 수개월간의 짧은 용역기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의 제도적인 실무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또한 제반여건과 상황이 복잡하고 다른 나라의 제도내용이 한국의 상황에 얼마나 적합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편, 연구용역 과제를 제한된 기간에 수행하기 너무 어렵거나 광범위하게 제시하거나, 혹은 연구용역에 참가할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참가자체를 어렵게 하여 결국 충분한 실태파악을 어렵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용역은 공적인 비용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그 용역결과를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그 연구용역결과에 대하여 검토하고 토론하며 의견 개진할 수 있는 여러 기회(공청회, 세미나, 관련단체 의견조회 등)가 있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제도를 개선하는 문제인데, 그 주인인 국민은 물론 이 분야에 종사하는 법률전문가도 잘 모르게 내부적으로 결정한 후 어느 날 갑자기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시행하는 방식 역시 개선되었으면 한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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