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법조광장

    국회의장의 당적보유금지

    신봉철 변호사(법무법인 이산)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국회법 제20조의2에는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때에는 당선된 다음 날부터 그 직에 있는 동안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 다만, 국회의원총선거에 있어서 「공직선거법」 제47조의 규정에 의한 정당추천후보자로 추천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의원 임기만료일전 90일부터 당적을 가질 수 있다(제1항).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당적을 이탈한 의장이 그 임기를 만료한 때에는 당적을 이탈할 당시의 소속정당으로 복귀한다(제2항).'라고 규정되어 있다.

    '의장의 당적보유금지'라고 말하여지는 위 조항은 2002.3.7. 법률 제6657호로 신설된 것이다. 당시 국회의장이던 이만섭 의원이 처음 적용대상이 되었다.

    위 입법은 국회의장이 정파들 사이에서 불편부당(impartiality)하여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되고, 또한 위 입법은 영국 의회 의장과 일본 국회 의장의 당적(partisanship)이 없는 점에 착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단, 미국 의회 의장은 당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국회의장의 무당적(non-partisanship)과 영국 의회 의장 및 일본 국회 의장의 무당적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한국 국회의장의 경우 法律에 의하여 당적보유가 금지되어 당적을 가질 수 없는 것(shall not)이고 영국과 일본의 경우 의장 스스로 당적보유를 하지 않는 것(will not)이 점차 慣行이 되었다는 점이다.

    영국 의회의 경우 1935. 하원의장(Speaker of the House of Commons)이던 Edward FitzRoy가 의장 재선에 나서면서 당적을 내세우지 않은 이래 하원의장이 종전 소속 정당과 일체의 관계를 즉시 완전히 단절(sever)하는 관행(convention)이 있다고 말하여지고 귀족원의장(Lord Speaker of the House of Lords)도 Constitutional Reform Act 2005에 의하여 Lord Chancellor가 귀족원의장을 겸직하던 것이 폐지되고 Lord Speaker 직위가 신설되어 최초 Lord Speaker인 Baroness Hayman이 종전에 가지고 있던 Labor party의 당적을 버린 이래 현재까지 무당적이다. 일본 국회의 경우 1973.5.29. 중의원(衆議院) 의장이 된 前尾繁三郞가 그 때까지 가지고 있던 자민당적을 버린 이래 현재까지 역대 중의원 의장들이 당적을 가지지 않아 慣行이 되었다고 말하여지고, 참의원(參議院) 의장도 당적을 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의장의 무당적이 의장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관행 안에서라고 하더라도) 법률로써 강제되는 것은 헌법에 기재된 양심의 자유에 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의장의 무당적이 (관행 안에서) 의장의 의사에 의하여 행하여지고 있다면 특정 의장이 자기 내심의 옳고 그름의 기준인 양심에 따라 위 관행에 반하여 당적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위법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지만 법률에 이를 규정하는 경우 특정 의장이 양심에 따라 위 법률에 반하여 당적을 가지면 이는 곧 위법행위가 된다.

    국회의장은 정치인이다. 그래서 그는 당적을 가질 자유가 있다. 그리고 그의 당적은 그가 의원으로 당선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였다. 국회의장에게 자기 내심과 무관하게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법률로써 강제한 국회법 제20조의2는 폐지되어야 한다. 국회의장의 당적보유금지를 규정한 위 법률조항은 국회의장 한 사람만 법률상 이해관계(standing)를 가지는 것으로 보이기에 헌법재판소 위헌여부의 심판대상이 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여부는 국회의장 스스로 무당적이 옳다고 판단하여 이에 따라 당적을 버리는 것이나(시간이 흐르며 관행으로 굳어질 것임) 국회의장 스스로 당적을 가져도 된다고 판단하여 당적을 가지는 것 사이에서 국회의장의 자유의사에 의하여 선택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