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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출발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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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경제적 이유로 자살하는 자영업자가 연간 천 명에 이른다는 기사가 났다(매일경제 2021년 10월 20일자).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도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과연 개인회생, 개인파산제도가 이러한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까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새 출발', 언제 들어도 설레는 말이다. 정신적인 각성과 단호한 결심으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경이로운 능력이자 권리이다. 채무자회생법은 이러한 인간의 권리를 제도화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따라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을 사회가 구비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도박이나 낭비 등 스스로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갑작스런 경제환경의 변화, 불의의 사고, 질병, 가족문제 등이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개인도산 사건을 처리하면서 알게 되었다. 개인도산사건에서 채무자가 금융기관에서 더 이상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자 아는 지인이나 사채 등 다른 개인들로부터 많은 빚을 지게 된 사건이 어려운 사건에 속한다. 채무자는 돈을 빌리기 위해 반드시 변제하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돈을 대여한 채권자는 채무자가 자신을 속였다고, 채무자의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다. 이런 사건의 경우 대부분 채권자도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신용과 부도위험 측정을 할 능력이 부족한 채권자들은 점차 사라지고 신용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조직이 개인에 대한 대부분의 채권을 보유할 것이고, 채무자의 개인파산 신청이나 회생신청 역시 예견된 위험의 현실화로 시스템 내에서 처리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채무자의 빚을 탕감해주는 것은 은혜적인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속한 경제네트워크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절망적인 경제상황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막다른 길에 자신을 내몰기 전에 자신에게는 새 출발의 옵션이 있음을 서울회생법원 뉴스타트 상담센터에 방문하여 확인하기를 바래본다.


    이정엽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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