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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병직 편집인 칼럼] 보복과 면책 사이

    차병직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법률신문 공동 편집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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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장브로포카퇴르,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자를 검거할 목적으로 수사기관이 범행을 유인하는 함정수사다. 수사기관의 행위가 교사에 해당하느냐가 논란의 대상이 될 정도로 절차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르지만, 행위자를 정범으로 처벌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함정수사로 체포된 자는 수사기관의 비열함을 탓하며 항의한다.

    범죄의 실체보다 수사의 동기나 경위를 더 다투는 점에서는 보복 수사도 비슷하다.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뒤 지난 정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고성이 오간다. “보복 수사를 중단하라”는 야당의 목소리가 먼저 들리면, 여당에서는 으레 “정치보복은 없다”로 응수한다. 함정수사가 형법 용어라면, 보복 수사는 정치시사 유행어다.

    보복 수사 역시 비겁해 보인다.정치적 역량으로 상대 정당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을 이용해 손발을 묶음으로써 우위에 서려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복 수사라고 비난하는 태도에는 상식적 의문이 생긴다. 보복 수사는 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 보복 수사 결과 범죄사실이 확인되어도 기소하면 안 된다는 의미인가?

    과잉 수사여서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과잉이 바로 위법은 아니다. 편파 수사라며 흥분하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나 정황은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어떤 수사든 확신을 가지고 달려들면 사납게 보이게 마련이므로, 표적 수사란 항변도 감정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파헤친다는 비난도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느냐는 하소연도 사태를 명료하게 정리하지 못한다. 밝혀진 결과가 먼지였는지 얼룩이었는지 판단에도 진영 논리가 난무한다.

    정치권의 보복수사 항의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
    문제의 핵심에는
    정치인의 솔직함과 품위 결여


    명백히 부당한 경우도 있다. 충분히 수사가 가능했음에도 방치하고 있다가 특정 시점에 과시적으로 게시한다든지, 불기소로 결정했다가 난데없이 재기하여 기소한다든지, 정치적 거래로 선택을 요구하며 수사하는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언제나 결과가 문제다.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결론이 정치적 함성의 화학작용에 용해되어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정권 교체 때마다 보복 수사로 지칭되는 행태가 반복되면 곤란하다는 일반론도 등장한다. 민생 관련 수사를 소홀히 다루게 되고 정치적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논란의 도가니가 들끓는 가운데 기소되어 유죄가 선고되어도 보복재판이라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그로써 짐작하건대 보복 수사의 항의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실체를 드러내지 말라는 주장이다. 솔직히 해석하면 진의는 면책의 요구다. 정치 영역에 치외법권을 인정해 달라는 염치가 부족한 억지다.

    보복도 면책도 양극단이다. 그 사이의 어느 수준이 사법질서와 정치질서의 현실적 요청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까? 정치 생명을 건 싸움의 격정적 상태에서 벗어나 다소 의문은 남되 수긍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얻으면 무난하겠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이다.

    문제의 핵심은 정치 보복수사 논쟁에 정치인들의 솔직함과 품위가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에 정치인들 스스로 명예를 지킬 수 있는 품격의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면 수사기관도 정치보복으로 오해할 만한 수사를 자제할 것이며, 바라보는 국민들도 납득할 터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정치의 세계는 정치인들 스스로 파 놓은 거대한 함정이다. 서로 상대방이 빠지기만 기다리는 함정은 정치 투쟁에 필요한 무기다. 정치인에 대한 수사가 개시만 되면 당하는 쪽은 함정 수사라 외치고, 그것이 국민의 귀에는 보복 수사로 들릴 뿐이다.


    차병직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법률신문 공동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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