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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회스타그램] ‘독버섯’이 아닌 ‘못 먹는 버섯’

    독버섯이란 인간의 일방적 관점에서 본 것일 뿐

    이연랑 변호사 (경기중앙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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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3월 수원 광교 호수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수원고등법원과 수원지방법원이 개원하였습니다. 전국의 많은 법원을 다녀봤지만 수원고법 앞의 탁 트인 호수 조망은 여기가 법원이라는 것을 잊을 만큼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법정 밖 복도에서 호수 공원을 바라보노라면 마치 호수 위에 둥둥 떠 있는 착각마저 일으킵니다. 법원 정문을 넘어 한 발짝만 나서면 외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호수공원이 드넓게 펼쳐지는데, 점심식사를 마치고 짧은 코스만이라도 호수공원을 산책하는 것은 고단한 직장생활 중에 위로가 되는 소확행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하늘이 맑고 조각구름들이 한편의 그림처럼 떠 있는 가을에는 그야말로 명화 속의 한 장면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오늘도 나는 비가 온 뒤 더욱 맑아진 가을하늘을 만끽하며 호수공원을 산책합니다.

    특정 입장의 편집된 관점은 

    본질을 왜곡하기 마련

     

    그런데 비가 와서 그런 것일까요. 알록달록한 색색의 독버섯들이 유독 눈에 들어 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버섯이라는 명명은 인간의 입장에서만 일방적으로 규정한 이름이 아닐까? 독버섯이 거기에 자란 것은 인간들에게 먹히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닐 텐데, 인간이 먹으면 유해하다고 해서 독버섯이라는 독한 이름을 붙인 것은 철저하게 인간의 관점에서만 규정지은 왜곡된 명명이 아닐까.' 인간에게 소화를 돕고 각종 조절 작용을 해주는 유익한 인간의 침도 어떤 곤충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곤충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침은 유익한 것이 아니라 독이요, 인간들은 인류가 아니라 독류라고 규정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올바른 이해인가 싶습니다. 어떠한 것이든 특정의 입장에서 편집된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본질이 왜곡됩니다. 그 왜곡된 시각을 서로 옳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분쟁이 시작됩니다. 대다수의 법률 분쟁들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서로 다른 정의를 주장하다보니 그 충돌로 발생한 것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치솟는 집값 때문에 다주택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특정 플랫폼업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변호사들도 분열되어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집값을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집값은 더 오르고, 로또는 알아도 로톡은 모르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로톡을 확실히 인지시켜 주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픈 현실인가요. 이런 세상사를 생각하며 호수공원을 산책하니 독버섯이 아니라 그냥 못 먹는 버섯이라고 정정해야 겠습니다. 인간이 먹지만 않으면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버섯일뿐인데 인간의 관점에서만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니 독버섯이 되어버린 것처럼 플랫폼업체를 둘러싼 변호사들의 갈등도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만 편집된 시각이 아닌 시대의 변화 속에서 다각적인 시각으로 이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염원하며 호수공원 산책을 마칩니다.


    이연랑 변호사 (경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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