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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 해설 -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입원 시 강제이송의 가부

    윤태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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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상 결정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인1 인신보호 결정 -

    1. 사건의 개요

    ① A의 모(母)는 A가 정신질환의 증상을 보이자 이 사건 병원에 방문하였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로부터 A의 입원치료를 권유받았다.
    ② A의 부모는 며칠 후 A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하여 사설응급업체에 출동을 요청하였는데, 사설응급업체의 직원은 A가 병원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자, A의 부모 동의를 받아 A를 결박하여 이 사건 병원으로 이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라 함).
    ③ A의 부모는 A의 입원에 동의하였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는 A를 대면 진찰한 후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에 따라 A를 이 사건 병원에 입원시켰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A에 대한 최초 수용의 적법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3. 대상 결정의 요지

    가.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대면 진찰·진단과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입원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정신보건법 제24조를 근거로 정신질환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여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다.

    나. 입원 당시 A의 자해·타해 위험성이 매우 커서 자의입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의 절차를 거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급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응급입원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다. 또한 강제입원에 앞서 ① 자발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설득하여 보거나, ②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와 상담하여 정신보건법 제25조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절차를 취하거나, ③ 긴급한 경우에는 정신보건법 제26조에 따라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얻어 응급입원절차를 취하거나, ④ 경찰공무원에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에 기하여 정신병원에의 긴급구호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라. 결론적으로, A의 부모가 A의 의사에 반하여 사설응급업체를 통하여 A를 결박하여 병원으로 이송한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는 위법하고, 따라서 사후적으로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따른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A에 대한 최초 수용은 위법하며, A를 계속 수용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3. 대상 결정의 의의

    인신보호법은 위법한 행정처분 또는 사인에 의한 시설에의 수용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인신의 자유를 제한당하고 있는 개인의 구제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 피수용자에 대한 수용이 위법하게 개시되거나 적법하게 수용된 후 그 사유가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수용이 되어 있는 때에는 피수용자 등은 법원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데(인신보호법 제1조, 제3조), 대상결정은 A의 구제신청에 관한 판단이다.

    정신보건법은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제2조 제1항),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항상 자발적 입원이 권장되어야 한다(제2조 제5항)고 천명하면서, 정신질환자의 입원방법으로 자의입원(제23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24조),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제25조), 응급입원(제26조)을 규정하고 있다.

    대상결정은, A의 입장에서는 결박되어 병원으로 이송되는 순간부터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가 구속되는 것이므로 그 때부터 수용이 개시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A에 대한 최초 수용이 응급입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다만 최초 수용 이후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요건을 갖추었을 뿐이라고 판단한 다음, A의 의사에 반하는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를 위법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병원으로 이송된 후 정신보건법 제24조에 의한 입원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의 위법이 치유될 수 없으며,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를 둘러싸고, 신체의 자유·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오용·남용의 우려가 있으므로 위헌이라는 주장과 이에 반하여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서 치료목적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므로 합헌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대상판결은 정신보건법 제24조 소정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갖춘 입원조치에 대하여 정신질환자가 저항하는 때에 비로소 정신의학적·사회적으로 보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물리력의 행사가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등)의 법리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정당한 판단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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