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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바쁘다고 말하라

    김재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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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김 사장은 박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했다. 그런데 박 변호사에게 문의할 것이 있어도 잘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 바쁜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 때는 몇 번이나 생각을 해보고 전화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박 변호사가 바쁘다는 것이 유능해 보여서 좋았다. 막상 일을 맡기고 보니 박변호사가 다른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박 변호사가 다른 사건 때문에 바쁘다는 것이 김 사장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다음에는 이왕이면 내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변호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2 박 사장은 홍 변호사에게 수시로 전화를 한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 전화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편안하게 전화를 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홍 변호사와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이기 때문에 주말에 전화를 거는 것이 불편하지가 않다. 그래도 "홍 변호사님, 주말에 쉬셔야 하는데 죄송해요"라고 예의상 말을 해 본다. 그러면 홍 변호사는 주저하지 않고 "저는 365일 24시간 준비되어 있습니다"라고 웃으면서 말을 한다. 내가 맡긴 업무에 관해서 홍 변호사가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 안심이 된다. 홍 변호사가 바쁠 것 같은데 내 사건을 신경을 써준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일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어도 홍 변호사가 잘 처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서 웬만한 것은 홍 변호사에게 맡겨두게 된다.

    변호사가 바쁘다는 것은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일이 많다는 것은 유능하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요즘 고객은 변호사가 바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점점 더 그런 것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고객은 변호사가 내 일에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내 일에 신경을 더 써주기를 바란다. 변호사의 실력이 비슷해지고 변호사가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이왕이면 내 일을 집중해서 잘 처리해주는 변호사와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따라서 바쁜척해서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좋을 일이 별로 없다. 고객이 자기 변호사에 대해서 바쁘다고 평가를 한다면 더 이상 칭찬이 아니다. 지금 바쁘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가? 업무가 바빠서 늘 정신이 없는가? 다시 한 번 업무 방식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쁜 척하지 않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시간의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것이 필수이다. 다시 말하면 여유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일이야 언젠가는 마무리가 된다. 그러므로 '마무리'가 핵심이 아니고 '신속하게 정해진 기한 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을 마무리 하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으면 일들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 마음도 바쁘고 실제로도 쉴 틈 없이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도 바쁜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바쁜 척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신속하게 일을 끝내 버리면 그 일이 없어지는 만큼 시간의 공간, 즉 여유시간이 생긴다. 다시 다른 사건으로 그 공간이 메워지고 바빠지게 되더라도 이런 시간의 공간을 만들어 놓을 수 있는 역량이 있으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바쁘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이런 역량을 가진 변호사는 일시적으로 바빠도 이런 시간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고객에게 바쁘지 않다고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당신을 위해서 늘 준비되어 있습니다"라는 인상을 고객에게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른 일로 바쁘다고 하더라도, 바쁜 것이 계속적인 것이 아니고 일시적인 것이어서 고객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놓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 바쁜 변호사가 좋지만 그 바쁜 것이 내 일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고객은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전화나 요청사항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고객에게 수시로 연락하여 "당신의 일을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신 일에 지장을 줄 만큼 바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과 항상 연락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객이 변호사에게 연락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내 고객은 업무시간에만 전화를 하는가? 주중에만 이메일을 보내는가? 고객은 내게 전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가?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열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변호사를 보면 그 변호사가 바빠 보여도 내 일도 열정적으로 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에 고객이 걱정하지 않는다. 변호사가 9시부터 6시까지만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물리적으로 업무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바쁜척 하게 된다. 그러나 열정적인 변호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일이 있으면 밤에도 일을 하고 주말에도 일을 한다. 일벌레여서가 아니다. 시간의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자신만의 시간관리의 방법인 것이다. 즉,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편 이 부분은 젊은 변호사에게는 중요한 딜레마다. 왜냐하면 일을 배우는 단계이다 보니 쉴 때 못 쉬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일을 열심히 할 것인가? 젊음을 즐길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모든 젊은 변호사들은 고민을 한다. 위로가 되는 말을 하자면 계속 일만 하게 되지 않는다. 5년 정도 집중해서 일을 하면 그 다음부터 편해진다. 이 시기가 지나면 훨씬 여유로워진다. 그러니 지금 늦게까지 일을 한다고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일의 노예가 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세월은 생각보다 빠르다. 지나고 나면 바쁜 때가 그리워진다.

    넷째, 시간관리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시간을 잘 관리하면 덜 바쁘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시간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나무를 많이 하기 위한 욕심에서 쉬지 않고 도끼질을 하는 나무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휴식시간에 도끼날을 가는 지혜로운 나무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팀으로 같이 일하는 것이 좋다. 혼자 일하면 다른 일로 바빠서 일을 처리할 수 없을 때 대안이 없다. 다른 일로 해외출장을 가야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러나 팀으로 일하면 내가 다른 일로 일시적으로 바빠도 다른 변호사가 도와 줄 수 있다.

    나의 제안 : 여유 시간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바쁜 척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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