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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로는 안된다, 120%를 투자하라

    김재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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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들이 업무를 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박 변호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늘 시간에 쫓긴다. 일을 끝내고 나면 긴장이 풀어지고 안도감이 밀려온다. 고객이 요청한대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였다는 만족감도 있다. 그런데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뭔가 미진하다고 느낀다. 한편 김 변호사는 일을 할 때 요모조모로 따져 보고 생각을 많이 한다. 잘 모르는 쟁점인 경우 이해할 때까지 깊이 파고들어간다. 글을 쓸 때도 정확한 단어를 선택하려고 몇 시간을 고민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시간을 많이 쓰게 되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도 다시 들여다보고 쟁점들을 정리해 둔다. 다른 변호사들보다 시간을 더 많이 투입하기 때문에 업무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월이 흐른 후 이들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땅에 씨를 심을 때 적절한 깊이로 심어야 한다. 그래야 씨가 영양분을 공급받아 자라게 된다. 지표면에 던져 놓으면 안 된다. 적절한 깊이가 중요하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좋은 준비서면, 좋은 의견서 등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시간이나 역량을 충분히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필요한 투입량'이란 것이 사건마다 다르고 변호사마다 다르다. 확실한 것은 필요한 투입량의 100%를 투입하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쉬운 말로 하면 100% 미만을 투입하면 대충하는 것이고 100% 이상을 투입하면 꼼꼼하게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100%를 투입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100%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일하면 실제로는 100%가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실제로는 120%를 투입해야 한다.

    120%를 투입해서 일을 하면 쟁점을 장악하게 된다. 쟁점을 장악하게 되면 다른 사건에서 지식과 경험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응용도 가능하다. 길게 보면 시간도 절약이 된다. 그런데 신경을 쓰지 않으면 80% 정도의 역량만 투입하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굴복하게 된다. 이런 유혹에 빠지면 변호사들이 지표면에 씨앗을 던지 듯이 업무를 한다. 100%를 하지 않고 대충한다. 이렇게 하면 지표면에 던져진 씨앗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처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다음에 유사한 사건이 생기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서 더 올라가지 않는다. 계속 그곳에 머물게 된다.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

    첫째, 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습관 때문이다. 급하게 일하면 충분히 검토할 수 없고 충분히 생각할 수 없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용이나 해법이 완전하지 못하다. 결과물이 80% 정도의 성과에 그치기 때문에 일하고서도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위에 더 쌓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급하다는 이유로 80% 정도만 투입해서 일하기를 반복하면 결국 80점짜리 변호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고 습관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 습관이 세월이 흐르면서 실력의 차이를 만든다. 이 유혹을 극복하려면 시간관리능력을 향상시키고 잠을 덜 자거나 식사를 거르더라도 시간을 더 투입해서 120% 이상 하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둘째, 업무에 대한 도전이 없기 때문이다. 80%만 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변호사가 80% 일을 한 것인지 100% 역량을 투입해서 일을 한 것인지 모른다. 변호사가 단어 하나 선택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연구한 사실을 고객은 모른다. 그래서 80%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다. 공격을 받거나 비판을 받지 않으니까 집중해서 일할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하면 대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 대충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 그래서 업무환경이 중요하다. 고객으로부터 불만족스럽다는 냉혹한 평가도 받아 봐야 한다. 일을 못한다고 야단치는 선배도 필요하다. 선배로부터 야단을 듣는 것은 연차가 낮은 변호사가
    누리는 특권이다. 편안한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경력이 쌓이면 아무도 야단치지 않는다. 조용히 평가할 뿐이다.

    셋째, 고객이 주는 보수가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변호사에게 충분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변호사를 신나게 만든다. 고객이 보수를 잘 지급하지 않으면 변호사는 사기가 떨어지고 받은 만큼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면 변호사에게 손해이다. 일단 수임을 했다면 120% 이상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오고 변호사의 실력이 향상된다. 실력이 늘어야 더 좋은 사건을 수임할 수 있게 된다. 보수가 적다고 일도 대충하면 고객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실력이 늘지 않는다. 고객이 주는 장학금을 받아서 마음껏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호사는 좋은 직업이다. 그러므로 수임한 이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넷째, 일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을 즐기게 되면 쟁점을 볼 때 관심이 더 간다. 보수도 큰 문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의 평가도 큰 문제가 아니다. 더 알고 싶다는 욕구가 더 중요하다. 궁금해서 더 파고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일이 재미가 없으면 필요한 만큼만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필요한 만큼'이라는 것이 대체로 100%를 못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일을 즐기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즐기지 못하면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일이 어려워서 즐기기가 쉽지 않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일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마치 퍼즐을 푸는 것 같은 즐거움도 있다. 다른 사람에 도움을 주었다는 보람도 있다. 내가 보니 120%가 아니라 300% 또는 500% 이상 역량과 에너지를 투입해서 일을 하는 변호사가 많은 것 같다. 그러면 120%를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위에서 말한 80%를 하게 되는 이유를 점검하고 업무방식을 개선하면 된다. 좀 더 강조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쟁점이 생길 때 호기심을 증폭시켜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망을 가져라. 고객이 장학금을 줘서 고맙다는 긍정적 태도를 가져라. 일단 장학금을 받기로 했다면 장학금이 적다고 투덜거리지 말아라. 야단을 치는 선배들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라. 일을 즐겨라.

    나의 제안 : 역량의 120%를 투입해서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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