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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의사의 꿈 - 통일, 준비되었나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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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건물 유리창을 청소하다가 추락해 숨진 의사 출신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의 사연을 보면서 내가 그와 같은 입장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부인과 의사였던 그가 탈북해 여기로 온 것은 아내의 병 치료와 가난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한국땅을 밟을 때에는 새로운 삶에 대한 부푼 꿈과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의사 자격을 바로 인정받지 못해 건물의 주차관리와 청소 업무를 했는데, 결국 익숙지 않은 위험한 일을 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었다. 당시 월급은 14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만약 그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재교육을 받아 의사가 될 수 있었거나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정부, 공공기관, 연구소, 기타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깊은 아쉬움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부의 지원이 있고 국가고시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의사로 활동할 수 있지만, 1998년부터 18년 동안 응시한 91명 중 47명이 응시자격을 얻었고 24명만 의사자격을 취득한 점만 보더라도 실제 국내 의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경제형편상 시험준비도 어렵다. 의료체계나 의료용어도 다르다. 겨우 의사가 되더라도 취업이 잘 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는 비단 의사의 문제만은 아니며 외교관, 교수, 법률가, 기술자, 공무원, 연구원 등 다른 전문인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이들조차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면 일반 북한주민은 북한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더라도 대한민국과 통합하는 것에 주저함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체제의 갑작스런 붕괴가 오더라도 평화통일을 쉽게 기대할 수 있을까?

    통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일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경험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생계유지와 자아실현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통일을 설득할 수 있을까? 고려를 창건한 왕건이 기울어진 신라뿐 아니라 패권을 다투던 견훤까지 자신에게 투항하도록 한 포용력이야말로 현재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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