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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상설사무국 유치 과정과 의의

    이승환 헌법연구관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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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2년 5월 서울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며 출범한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이하 '아재연합') 창설과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아재연합은 아시아에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아시아인들의 자유와 인권 신장을 위한 협력 활동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협력과 연대 및 연구지원을 뒷받침할 상시적인 토대가 필요하다는 회원기관들의 공감대가 커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작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재연합 사무처장 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체계적인 연구와 지원을 담당할 상설사무국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처음에는 서울에 상설사무국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인도네시아가 유치 경쟁에 뛰어 들었다. 우리는 아재연합이 4년 전에야 출범하였다는 짧은 역사를 감안하여 회원기관들 사이의 공감과 화합을 돈독하게 다지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연구에 관한 상설사무국은 한국 헌법재판소가, 조율 기능을 담당하는 상설사무국은 현재 아재연합 의장국을 맡고 있는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분담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후 터키가 별도로 단독 상설사무국 유치 의사를 표명하였고, 필리핀 등은 상설사무국에 대해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다양한 입장 차이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8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재연합 제3차 총회는 상설사무국을 어느 나라에 둘 것인가를 정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그 사이에 있었던 터키와 필리핀 내부의 정치적 상황 변동 등을 지켜보면서 한국 헌법재판소는 이번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총의를 모아 설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였다.

    '만나고 또 만나고' 새벽까지 이어진 면담과 협의

    국제회의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아재연합 이사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8월 8일 오후부터 다른 회원기관 대표들과 미리 개별적으로 만나며 우리의 공동사무국 안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회원기관의 수장들과, 김용헌 사무처장은 회원기관의 사무처장들과 밤 11시를 넘기기까지 면담을 이어갔다. 하루를 정리할 자정 무렵에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 측에서 공동사무국 발표자료 협의를 요청했다. 자정을 지나 러시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호텔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바로 만나서 장시간 협의를 진행했다. 러시아 및 인도네시아와의 논의는 2시까지 이어졌다.
    총회가 열리기 여러 달 전부터 한국 헌법재판소는 우리의 공동사무국 안을 소상하게 설명해 왔기에, 여러 회원기관들이 한국의 제안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측 제안의 배경과 내용을 잘 모르고 있던 일부 나라의 대표들도 있었고, 그들에게 사전에 상세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만장일치로 한국-인도네시아 공동사무국 지지

    밤늦도록 고생한 효과는 다음 날인 9일 사무처장 회의 때 바로 나타났다. 치열한 유치 경쟁이 있을 것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예상보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거의 모든 회원기관들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공동사무국 제안을 지지하였다. 대표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은 원래 다른 방침을 가지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했는데, 면담 이후 우리 측 안에 동의하였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이사회에서 하는 것이어서 한국 대표단은 9일에도 각국 대표들과의 면담을 계속 이어갔다. 박 소장은 카자흐스탄, 몽골, 미얀마 대표 등과 대화를 이어갔고, 김 처장은 사무처장 회의장에서 각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접촉을 계속 하였다.

    드디어 결정의 날인 8월 10일 아재연합 이사회 회의장에서 필리핀 대법원 측은 상설사무국 운영에 대한 평가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상설사무국 설립 반대 입장을 철회하였다. 여러 나라들의 공동 사무국에 대한 지지 발언이 이어지자, 터키 헌법재판소장은 회원기관들 사이에서 공동사무국을 채택하자는 교감이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하며 단독사무국 유치 제안을 철회하였다. 대신 기존에 터키 측이 운영하던 연수 및 워크샵 등의 여름학교 운영을 계속하기를 희망했다.

    그에 따라 연구사무국은 대한민국에 행정사무국은 인도네시아에 설치한다는 결론이 회원기관 대표들 모두의 박수 속에서 통과되었다. 사전 면담과 수시 만남을 통해 공동사무국의 장점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힘든 표 대결의 상황 대신 화기애애한 축하가 오가는 자리가 되었다.

    서울을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의 중심으로

    그렇다면 아재연합 연구사무국 유치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헌법재판소는 나라 안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발전시키고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기관이다. 아재연합은 아시아 나라들의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을 하는 기관들이 모인 협의체이다.

    상설 연구사무국은 헌법과 헌법재판 및 인권보장에 관한 일반 이론과 헌법재판 제도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를 통하여, 헌법이론과 인권보장의 틀에 대한 지혜를 심화시키고 자료를 축적하는 틀이 된다.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법의 지배를 실현하고 확대하며, 아시아 여러 나라가 연대하여 현실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결국 아재연합 연구사무국은 아재연합 운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곧 전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아시아 지역의 보편적 인권보장과 미래를 향한 평화 보장을 위한 국제협력을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재판소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아시아에서의 보편적 인권 보장과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발전시킨다는 중요한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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