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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법조산책

    12. 변호사 양성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박영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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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미국 법조계에서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 한창이다.

    신생아를 인큐베이터 속에서 기르는 것처럼, 변호사를 기르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프로그램의 주체는 로스쿨, 법률보조재단, 혹은 변호사협회 등의 단체들이다.

    각 프로그램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와 프로그램에 등록된 멘토와 멘티 변호사, 그리고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의 의뢰인으로 이루어진다.

    전통적으로 변호사협회나 법률재단에는 무료 법률상담코너가 있다. 또, 대개의 변호사협회에는 멤버들 간의 네트워킹을 장려하기 위한 멘티, 멘토 프로그램이 있다.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은 기존의 무료법률상담코너와 멘토십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한 단계 나아가 무료법률상담을 통해 들어오는 법률문제 중 일부를 새내기변호사들이시험삼아 처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즉, 무료법률상담에 온 의뢰인의 사건이 무료법률상담을 통해 처리하기에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다. 그러면 저렴한 변호비용으로 케이스를 처리해줄 수 있도록 새내기 변호사와 연결한다. 새내기 변호사는 사건을 처리하다가 어려운 문제들을 멘토 변호사에게 질문할 수도 있고, 같은 프로그램에 있는 새내기 변호사와 서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처리할 수 있다. 대개의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의 기간은 1년 정도인데, 프로그램을 졸업한 새내기 변호사는 후에 멘토가 되어 다른 새내기 변호사를 기르는데 일조할 수 있다.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을 통해서 변호사들이 사무실을 공유하고 함께 마케팅을 하기도 하며 책임보험을 함께 들기도 한다.

    어떤 의미로 보면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은 법률분야에 이미 있던 여러 가지 퍼즐을 다시 재조합한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무료법률상담코너와 멘토프로그램을 혼합하여 무료법률상담코너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법률문제를 처리하고 네트워킹에서 그치기 쉬운 멘토프로그램을 실제 케이스를 통해 전문지식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한 것이다.

    미국에도 한국처럼 법률보조재단이 있어 직접소송을 맡아 무료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혜택을 받게 되는 경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은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단체 등을 통해 진화, 발전해왔는데 프로그램이 갖는 사회적 이익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첫째, 저소득층이나 영어를 하지 못하는 이민자층에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무리 변호사가 많은 미국이라 하더라도, 로펌의 문턱이 높아 헤매는 일반인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믿을만한 단체를 통해 믿을만한 변호사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지 못하고 무턱대고 개업을 하는 '위험한'새내기 변호사들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쳐나갈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캘리포니아에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정식트레이닝 과정 없이 바로 개업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일정기간의 트레이닝을 필요로 하는 의사와 회계사업과는 다른 점이다. 법률자문이라는 것이 일정한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 변호사의 자질과 역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은 새내기 변호사들이 멘토 변호사들과 사건에 대해 질문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후 더 나은 변호사로 자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준다.

    물론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는 새내기 변호사이다. 그러나 로펌에서 일하다가 개업을 하려는 변호사도 더 많은 사건의 수임을 맡기 위해 인큐베이터프로그램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이렇게 바쁜 시대에 아무대가도 없이 누가 멘토 변호사로 가입을 할지 의문이 들것이다. 대개의 멘토 변호사들은 변호사협회를 통해 사회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변호사들이다. 이들은 무료법률상담과는 조금 다른 형태인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한다.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을 권장하기 위해 아시안변호사협회 같은 곳에서는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는 단체에 재정지원을 해주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변호사협회에서는 주의 재정 중에 일부를 인큐베이터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로스쿨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한국에서 로스쿨을 통해 많은 변호사 인력이 사회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비싼 인력과 고객을 이어주는 역할을 인큐베어터프로그램을 통해 해보는 것은 어떤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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