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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이 무엇이라고 누가 말할 것인가?

    이인수 변호사(경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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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변호사가 직역 침탈을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

    국가는 헌법과 법률을 제정하여 국가, 단체, 및 국민이 법에 따라 법질서를 유지하고 법적 안전을 누리기를 원한다. 그런데 법은 복잡하여 국민이 이를 잘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국가는 법률전문가를 육성하여 그들로 하여금 국민에게 법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도와서 구체적 상황에서 법이 실시, 실천, 실현되도록 한다.

    미국에는 '법의 실시'(practice of law)라는 법 개념이 있다. 아주 간단히 말하여 법이 무엇이라고 말하는 행위를 미국에서는 practice of law(우선, '법의 실시', '법의 실천', 또는 '변호'라고 번역)라고 한다. 미국의 모든 주는 이에 대한 법 규정을 두거나 판례로 이 개념을 가지고 있다. Practice of Law의 여러 형태를 자세히 법으로 규정하는 주도 있고 집약하여 간단한 규정을 두는 주도 있고 판례로 구체적 사안에서 어느 행위가 practice of law에 해당한다고 판결하기도 한다. 집약적으로 말해, 소송대리행위, 법률 의견의 제공, 법적 서류의 작성 등이 practice of law라고 할 수 있다. Practice of law를 하려면, 주 대법원으로부터 Attorney at Law의 자격을 받아야 한다. Attorney at Law가 되려면, 일반 4년제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다음 Law School에서 3년간 법률공부하고 Bar Examination에 합격한 다음 주 대법원으로부터 Bar Member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주 대법원이 변호사시험을 주관하고 합격자를 정하고 자격증도 수여하고 징계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의 실시(practice of Law) 라는 법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하여 '법 실시에 관한 법률' 같은 제목의 법률을 두지는 않았다.

    그러나 1949년 11월 7일 제정된 변호사법은, "변호사는… 소송에 관한 행위 기타 일반 법률사무를 행함을 직무로 한다"고 규정하여, 결국 변호사가 법의 실시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 법에 '변호사 아닌 자는 위 행위를 하지 못한다'라는 규정을 두지 않았으나, 아마도 그 당시 시행되던 '법률사무취급취체에 관한 건'은 비변호사의 행위를 단속하고 있었던 것 같다.

    법률사무취급단속법이 1961년 10월 17일 제정되어 비변호사는 변호사법에서 정한 행위를 하지 못하고 이를 위반한 때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따라서 이때까지만 해도 '법의 실시'(practice of law), 즉 소송대리행위, 법률 의견의 제공, 법적 서류의 작성 등은 변호사가 행하고, 비변호사가 법 실시를 하면 처벌받는 것으로 입법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1961년 12월 23일 변리사법이 등장하였다. 변리사법은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의장 또는 상표에 관하여 특허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하여야 할 사항의 대리 및 그 사항에 관한 감정 기타의 사무를 함을 업으로 한다"(2조)라고 규정하고, 제8조는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의장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특허 등에 관한 분야에서 변리사는 변호사와 같이 어느 정도의 법의 실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1995년 2월 5일 행정사법이 제정되어 주로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을 할 수 있게 하였고, 1997년 1월 1일 법무사법이 제정되어, 법률서류의 작성 및 제출대행을 할 수 있게 하였다. 1952년 4월 24일 군법무관임용법이 제정되었고, 여러 차례 개정되었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법 실시를 변호사가 하지만, 일부 분야의 법 실시는 변리사, 법무사, 노무사, 행정사 등도 할 수 있게 입법이 되어 있고, 최근에는 일정 부분의 소송대리권도 요구하고 있어, 그 직역에서 변호사가 법 실시를 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시도로 보이나,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법 실시'라는 '행위'를 정하고 이는 누가 행한다는 '행위자'를 입법하지 않고, 로비를 펼치는 '행위자' 별로 입법을 함으로써 혼란을 가져왔다.

    문제는 법 실시를 할 법률전문가의 직종이 이렇게 많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 아무 문제도 없는가이다. 위에서도 보았듯이 미국에서는 변호사 이외에 법 실시를 하는 다른 직종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직종을 둘 이유가 있는가. 어느 방법이 더 좋은 이론인가. 그리고 그 기준이 무엇인가.

    국민의 법적 안전을 위하여 높은 수준의 법률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 의사가 필요한 것과 같다. 의사가 아닌 자의 치료행위는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훈련을 거친 의사로 하여금 몸을 치료하게 하듯이 국민의 법적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법률전문가가 필요하다. 몸통과 손발이 있으나 사람의 몸은 어느 부분이나 생명과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몸통은 의사가, 손과 발은 간호사나 사무장이 치료한다는 것이 용납될 수 없는 것과 같이 법률의 어느 분야 또는 법 실시의 어느 정도는 변호사 아닌 자가 담당해도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국민의 법적 안전을 위하여서이다.

    나는 영자신문에 전재된 미국 인생 상담가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는 "귀하가 묻는 질문은 법률에 관한 것인데, 나는 그 답이 무엇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나는 변호사가 아니므로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래 변호사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법률상담사를 보게 된다. 안전 불감증이고 논리의 부족이다.

    우리나라에도 법률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하여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생겨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여 사회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된 사람들이 다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뿐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3년 간 훈련을 받고 법조윤리를 교육받은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국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높은 수준의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

    법의 실시를 위한 법률전문가 양성은 이와 같은 통일된 하나의 제도이어야 한다. 법의 실시에서 일부 분야, 또는 일부를 다른 직종이 담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 변호사로서 충분하다. 변호사가 아는 지식이 모자란다면 변호사를 교육시키면 되지 다른 직종을 만들어 낼 이유가 없다. 집단적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이익,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자. 국가 차원에서 생각하고 이론을 내놓자. 이는 '밥그릇 싸움', 또는 '생존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법적 안전의 문제이다.

    최근 법조 유사 직역 9개 단체가 낸 변호사가 자신들의 직역을 침탈한다는 일간신문의 광고를 접하면서, 그 분야가 법 실시에 관한 것이라면, 처음부터 변호사의 직역이므로 변호사가 그 직역을 침탈할 수는 없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언론, 그리고 변호사회 및 유사 직역단체는 법 실시에 관한 국가 차원의 이론 정립을 하여야 한다. 국민의 법적 안전을 위하여 법 실시는 변호사가 하여야 한다. 잘못 꿴 단추는 처음부터 다시 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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