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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소액사건의 범위 확대 유감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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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액사건심판규칙이 2016년 11월 29일 개정되어 내년 1월 1일부터는 소액사건의 기준이 되는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 이하로 되었다. 1973년 소액사건심판법의 제정 당시 소액사건에 해당하는 소송목적의 값을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었으나, 1980년 제2차 개정 시 대법원규칙에 이를 위임하였다. 법률 제정 당시 소액사건은 20만원이었는데, 그동안 법률 및 규칙의 개정을 통하여 1997년 12월 31일(1998년 3월 1일 시행) 2000만원으로 올렸다가 이번에 3000만원으로 다시 올린 것이다. 대법원은 그동안의 물가와 소득수준의 상승을 그 개정이유의 하나로 들고 있다.


    소액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이 적용되어 간이한 재판에 의하여 처리된다. 소액사건은 상고이유가 제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항소율 및 항소인용률이 극히 낮아 사실상 제1심과 다를 바 없이 운용된다(항소율은 2% 정도이며, 항소인용률은 0.3%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액사건으로 처리함이 상당한지는 단순히 경제적 관념상 소액으로 볼 것인지 문제와는 달리 취급하여야 한다. 선진 외국의 입법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소액과 같이 가액이 높은 나라를 찾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대법원은 한정된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배분도 그 이유로 들고 있으나, 소액사건으로 처리하는 경우 법원의 전체 사건의 부담경감 효과가 보다 직접적이기 때문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정들을 감안하여 아무리 선해(善解)하더라도 소액사건으로는 소송물가액이 너무나 크다. 한국의 소액사건심판제도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 학자들도 우리나라의 소액사건의 범위에 대해선 모두 갸우뚱거린다.


    소액사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이행권고결정부터 하고 본다. 이마저도 최근 법원조직법과 사법보좌관규칙을 개정하여 2016년 7월 1일부터는 종래 판사가 하던 것을 사법보좌관이 하도록 하고 있다. 소액사건도 의연한 소이다. 인지액에 있어서도 달리 차별하지 아니한다.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는 경우에도 법원은 그 밖에 다른 사법서비스가 없는데도 2분의 1 상당의 인지액의 환급도 하지 않는다.


    소액사건에 대한 법원의 관념은 사법제도에 관심 있는 연구자로 하여금 당혹하게 한다.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대법원이 소액사건에 대하여 혹시라도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일반 국민의 법원에 대한 사법신뢰는 금액이 적은 사건에서부터 비롯될 수 있음을 법원은 늘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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