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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장의 지혜와 사지(四知)의 교훈

    최돈호 법무사 (서울남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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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은 부모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듯 부모는 일상생활에서 자녀들에게 행동의 모범을 보여 그들을 바람직한 가치방향으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자녀들의 올바른 인성과 반듯한 삶의 자세는 부모의 언행을 통하여 배워가므로 가정에서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언제나 자녀들에게 바른 본보기를 보여주는 일이다. 그래서 부모의 언행이 자식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했다.

    대통령은 민족과 역사의 먼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눈과 국민의 진실한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귀와 정의와 신념에 따라 옳은 말을 할 줄 아는 입과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하여 명석하게 사고(思考)하는 머리로서 국사를 논할 수 있는 예지를 겸비해야 한다.

    대통령은 ‘세상이 최선의 판단자다, 여론이 세계를 지배 한다, 투표용지는 총알보다 강하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통치함으로써 성공한 대통령으로 국민의 존경과 칭송을 받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다. 이러한 통치자는 역사상 결코 꽃을 피운 적이 없는 사막에 장미꽃이 피어나게 할 수 있다.

    부모는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이라는 작은 배를 운항하는 선장이며, 대통령은 국가라는 거대한 배를 운항하는 선장이다. 선장은 자신이 운항하는 배의 안전한 항해를 도모하는 최고책임자로서 선박이 급박한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구조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책무가 있다. 선장으로서 가정이라는 배를 운항하는 부모와 국가라는 거대한 배를 운항하는 대통령에게는 자신이 운항하는 배의 항로와 바람의 방향을 똑바로 아는 ‘선장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지혜를 겸비한 선장인 부모와 대통령의 안전한 운항으로 인하여 우리는 행복한 가정을 건설하고, 우리들과 우리들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수 있는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임면한다. 부패한 공직사회의 정화를 위한 국가개조가 성공하려면 대통령이 공무원임면권을 적정하게 행사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부패한 권력은 공무원임면권을 흉기처럼 남용하여 탐관오리만 양산했다.

    다산(茶山) 정약용은 “목자의 직책은 이리를 내쫒고 양을 기르는데 있다(去狼以牧羊). 적재적소는 인사의 요체이므로 자기의 심복이 되는 내 사람이나 종족을 쓰지 않는 목민관만이 청풍명월처럼 맑고 깨끗한 벼슬아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산은 족벌주의(nepotism)를 배제한 근대화의 선각자였다. 통치자의 적재적소에 의한 적정한 공무원임면권의 행사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

    박대통령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최순실 의혹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았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권과 국기를 흔드는 행위라고 일축해 왔으나 정권과 국기를 흔드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부패한 권력과 그 주변의 탐관오리들이다.

    후한(後漢)의 양진이 형주지사로 부임했을 때 왕밀이 창읍의 수령을 제수(除授) 받고 밤중에 양진을 찾아와 당신과 나밖에는 아무도 알 사람이 없다고 하며 금 열근을 바쳤을 때 양진이 왕밀에게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안다”고 말하며 이를 받지 않자 왕밀이 부끄럽게 여기고 물러갔다는 고사에서 유래되는 말을 가리켜 이른바 사지(四知)라고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는 ‘사지의 교훈’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야 국민의 존경을 받는 통치자, 청백리가 되어 국민에 봉사하는 공직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

    대통령취임선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대통령은 헌법의 수호자이므로 스스로 법을 지킬 때 국민들도 법에 따를 것이다. 정치권력이 법과 정의의 지배하에 있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치국가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요 통치자의 책무다.

    그러나 박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최순실에게 사유화시킴으로 헌법 제1조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헌법을 준수하거나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아 헌법 제69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7장을, 적재적소를 무시한 공무원임면권행사로 헌법 제78조 등을 각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대통령이 탄핵에 직면하게 된 것은 이와 같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혐의다. 범죄피의자로 전락한 대통령이 검찰조사와 특검을 수용한다고 했으나 검찰수사 및 대면조사요청마저 거부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

    헌법은 대통령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의 탄핵소추권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권을 규정하고 있다. 탄핵심판의 본질은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이나 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함으로써 그들에 의한 헌법위반을 경고하고, 국민에 의하여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경우 그 권한을 박탈하여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사상초유의 국헌문란으로 박대통령이 운항하는 대한민국 호(號)는 난파선이 되어 침몰하고 있으나 대통령과 국회는 난파의 원인을 알면서도 권력에 대한 집착과 당리당략으로 태풍 속에서 난파선을 안전하게 운항하려는 의지를 상실했다. 최순실 사단의 부역자 노릇을 한 청와대, 여당, 문화부소속공무원등 관련 탐관오리들과 정상배를 읍참마속 하여 부패한 공직사회의 기강확립을 위한 국가개조를 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타오르는 촛불민심은 최순실 게이트로 국가권력을 불법적으로 행사한 현 정권에 대한 헌정질서회복을 위한 최후수단인 국민의 저항권행사다. 그러나 야당지도자들은 점령군인양 난국사태를 이용하여 오만무도한 선동정치를 하고 있으며,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파괴를 획책한 통진당 잔당이 이에 편승해 재기하려는 작태를 주권자인 국민은 경계해야 한다. 그리스의 역사가 디오니시오스는 나라를 망치는 일은 선동정치가에게 나라를 맡기는 일이라고 했다.

    공자(孔子)는 정(政)은 정(正)이라고 했으며, 괴테는 지배하기는 쉽지만 통치하기는 어렵다고 갈파했다. 정의가 없는 정치는 힘의 횡포와 권력의 부패로 전락하며, 절대적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는 정직해야 한다.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

    헌정질서를 유린한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어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되었다. 이로 인한 국정공백의 장기화를 예방하기 위해 역사의 부름과 성숙한 촛불혁명에 부응하는 헌법재판소의 집중심리에 따른 신속한 심판에 국가의 운명이 달려있다.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헌재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고 이 경우 대통령의 궐위로 60일 이내에 후임대통령을 선거해야 하며, 이유 없는 경우에는 기각결정을 하고 이에 따라 정지된 권한은 부활한다.

    박대통령은 이제 권력에 대한 미련을 접고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참모습을 보이는 지혜를 모아 대한민국이라는 난파선을 항구에 안착시킴으로써 석양의 낙조를 아름답게 수놓을 마지막 순간을 실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만이 뒷모습이 아름답게 물러날 때를 아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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