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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에게 있어서 공갈죄의 성립과 가중처벌

    임광주 교수 (한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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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는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해야 그 기수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런데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수 있으려면 상대방이 그것을 먼저 교부하거나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그러한 재산처분행위는 적어도 민법적으로 유효한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공갈죄는 공갈의 행위방법을 통해 재산처분행위를 하도록 강요하지만 민법적으로는 유효하게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려는 것으로부터 재산을 보호하는 재산죄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형법 제333조의 강도죄는 민법적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폭행 또는 협박의 행위방법을 통해 확실히 재물을 강취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강제로 취득하려는 것으로부터 재산을 보호하는 재산죄이다. 따라서 공갈죄에 있어서 상대방이 공갈당하여 한 재산처분행위는 공갈행위 때문에 법적으로 취소될 수는 있되 효력은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갈죄의 공갈은 재산처분행위가 법적으로 유효하지만 취소될 수 있을 만큼 재산처분행위를 할지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행위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재산처분행위의 원천 무효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완전히 억압할 수 있는 정도의 행위이면, 공갈죄의 성립에 필요한 공갈행위가 될 수 없다.


    재산처분행위가 무효 또는 취소될 수 있을 만큼 재산처분행위를 할지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에 영향을 주어 재산처분행위를 하게끔 할 수 있는 행위방법으로는, 위력, 감금, 체포, 약취, 폭행 또는 협박 따위들이 있다. 재산처분행위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에 대한 자유로운 반항의 의사결정과 자유로운 반항의 의사표시행위가 억압될 수 있을 정도로 위와 같은 행위방법을 행사하면, 재산처분행위는 무효로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행위방법이 재산처분행위가 무효로 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억압하는 정도로서 행사되는 것이 아니면, 재산처분행위는 유효하고 다만 취소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재산처분행위가 유효하지만 취소될 수 있을 만큼 위와 같은 행위방법이 재산처분행위를 할지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제한하는 정도로서 행사되는 때에는, 그 재산처분행위를 하게끔 행사한 행위방법은 공갈죄의 행위방법인 공갈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하는 행위방법이 폭행 또는 협박이더라도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제한하는 정도로서만 행사될 때에는 그것은 형법 제333조의 강도죄에 행위방법으로 명시된 폭행 또는 협박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강도죄에 행위방법으로써 규정된 폭행 또는 협박은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라는 요구에 상대방이 반항의 의사결정과 반항의 행위를 할 수 없을 만큼 억압하는 정도로서 행사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갈죄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재산처분행위를 하도록 하는 행위방법으로서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는 공갈은 재산처분행위를 할지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억압하는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고, 다만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제한하는 정도로서 행사되는 그러한 행위를 뜻한다. 그러므로 공갈죄에 있어서 그 행위방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공갈은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행위뿐만 아니라, 위력, 감금, 체포, 약취 따위들과 같은 행위도 포함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이는 강도죄의 행위방법이 오직 폭행 또는 협박에 특별히 한정되어 있는 점과 다르다. 이런 점에서 공갈죄에 있어서 공갈은 폭행 또는 협박과는 다른 개념이고, 그것보다도 더 넓은 개념이다.


    위력은 자유로운 의사결정 또는 의사표시행위를 제압하거나 곤란 또는 혼란케 하는 세력을 뜻한다. 예컨대, 폭행에서 나오는 유형력, 협박에서 나오는 공포력, 권한이나 권력에서 나오는 권세, 정치적 또는 경제적 지위에서 나오는 위세, 행위상황에서 나오는 공포적 분위기 따위들은 위력에 속한다. 위력이 재산처분행위를 할지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완전히 억압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저 곤란 내지 혼란케 제한하는 정도로서 행사되는 때에는 얼마든지 공갈이 될 수 있다. 위력뿐만 아니라, 그 밖의 행위방법도 재산처분행위를 할지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완전히 억압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저 곤란 내지 혼란케 제한하는 정도로서 행사되는 때에는 얼마든지 공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공갈죄의 행위방법은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에 영향을 주는 정도에 있어서 강도죄의 행위방법과 다르다.


    형법 제350조의 2항에 따르면 사람을 공갈하여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공갈죄로 처벌된다.


    제350조의 공갈죄를 저지른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르면, 공갈죄를 범하여 공갈행위자 본인 또는 제3자가 얻은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또한 형법 제135조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권을 이용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법정형이 적용되는 공갈죄를 저지른 때에는, 그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대통령이 대통령의 지위에서 청와대 또는 안가에서 기업인을 독대하여 제3자인 특정 재단이나 업체 또는 개인에게 자금을 출연 내지 교부하게끔 또는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게끔 부탁하거나 요청한 때에는 대통령의 지위에서 나오는 위력 때문에 기업인으로서는 그것을 거절할 의사결정과 의사표시행위를 하기 어려우므로 공갈행위가 성립한다. 그리고 그 공갈 받은 기업인이 실제로 자금을 출연 내지 교부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고, 이를 제3자인 특정 재단이나 업체 또는 개인이 실제로 받거나 취득한 때에는 형법 제350조의 2항에 따라 공갈기수죄가 성립한다.


    이때 대통령이 범한 공갈죄를 통해 제3자인 특정 재단이나 업체 또는 개인이 얻은 이득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규정된 5억원의 이득액에 미치지 못하면,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에 규정된 법정형, 즉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범한 공갈죄를 통해 제3자인 특정 재단이나 업체 또는 개인이 얻은 이득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규정된 5억원 이상의 이득액에 해당하면, 그 규정에 법정된 형, 즉 50억원 이상인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또한 5억원 이상의 이득액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법정형이 적용되는 그 공갈죄를 대통령이 직권을 이용하여 저지른 때에는, 공무원인 대통령은 형법 제135조에 따라 그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 형량으로(즉, 무기 또는 7.5년 이상의 징역이나, 4.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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