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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기 만료 후의 직무 계속 수행에 관한 고찰

    윤진수 교수 (서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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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재판소가 22일 준비절차를 여는 등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임기가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소장의 헌법재판관 임기는 내년 1월 31일 끝난다. 이와 관련해 박 소장의 임기가 이날 당연히 끝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박 소장의 임기가 ‘소장에 임명된 날로부터 6년’인 2019년 4월까지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박 소장이 현직 재판관으로 근무하다 처음으로 소장에 임명됐기 때문에 비롯됐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소병훈 의원 등이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하거나 정년이 도래한 경우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전임자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헌법재판소장의 임기와 관련한 여러 쟁점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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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어가는 말
    지난 12월 12일 박용진 의원 등 10인은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후임자가 임명되지 아니한 경우 임기가 만료된 재판관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연임된 것으로 본다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또 12월 21일에는 소병훈 의원 등 11인이 재판관의 임기 만료 또는 정년 도래의 경우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전임자가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한다는 개정안을 제출하였다. 여기서는 그러한 개정이 가능한 것인지, 또 바람직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2. 종래의 논의 및 외국의 입법례
    헌법 제111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법에서 이처럼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관하여 허용되지 않는다는 설과 허용된다는 설이 주장되었다. 허용되지 않는다는 설은 임기만료 된 재판관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계속하도록 하는 것은 재판관 임기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하였다(양건 외 2인, 헌법재판소법의 개정방향에 관한 연구용역보고서, 1999, 16면). 반면 이러한 제도는 후임자의 선임이 지연되는 경우 헌법재판소의 업무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임기제의 시행에 있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것, 즉 임기제를 전제로 이에 종속된 것이기 때문에 헌법이 정하는 임기제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주석헌법재판소법, 2015, 126면(한수웅)}.외국에도 이러한 입법례를 찾아볼 수 있다. 독일과 라트비아는 헌법상 재판관의 임기가 규정되어 있지 않고, 헌법재판소법이 임기와 직무 계속 수행 규정을 두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헌법에 직접 그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모두 헌법은 재판관의 임기를 9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법이 임기가 만료된 재판관은 후임이 취임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불가리아 헌법은 재판관의 임기를 9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과거의 헌법재판소법은 임기가 만료된 재판관은 후임이 취임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한다고 규정하였으나, 불가리아 헌법재판소는 2006년 3월 7일 이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였다.3. 검토
    헌법이 임명 절차를 달리하는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합의체에 의하여 헌법재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가치관과 헌법관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합의체가 헌법재판을 담당함으로써, 헌법재판에서 헌법의 해석에 관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그 견해들 간의 경쟁 기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9인에 못 미치는 재판관에 의한 헌법재판은 그만큼 정당성이 약하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헌법 제113조 제1항). 그러므로 예컨대 재판관 1인이 결원인 상태에서 어느 법률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 의견이 5인, 합헌 의견이 3인으로 갈렸다면,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하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어, 결국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헌법재판소 2014. 4. 24. 선고 2012헌마2 결정도 헌법의 해석상 국회가 선출하여 임명된 재판관 중 공석이 발생한 경우, 국회는 공정한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장을 위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공석이 된 재판관의 후임자를 선출하여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하였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법을 개정하여 재판관의 임기 만료 또는 정년 후에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당해 재판관이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만일 이를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도 있다. 박용진 의원의 개정안은 이 경우 재판관이 연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또한 문제가 있다. 헌법 제111조 제3, 4항은 재판관의 임명에 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률에 의하여 연임된 것으로 보는 것은 허용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헌법상 재판관의 임기가 6년임을 전제로 하여, 임기가 만료된 재판관이 임시적, 잠정적으로만 종전의 직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본다면, 이를 굳이 위헌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헌법이 이러한 직무 대행도 금지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독일의 헌법재판소법 주석서도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된 재판관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은 임기의 연장은 아니고, 단지 잠정적으로 직무를 대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이는 실질적인 재판관 임기의 연장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을 두려는 목적은 재판관의 공백으로 인하여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헌법적으로 정당성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재판관이 정년에 달한 경우와 비교하여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헌법에는 재판관의 정년에 관한 규정은 없으므로, 재판관이 정년에 달한 때에도 후임 재판관이 취임할 때까지는 재판관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고 하여 위헌 여부가 문제될 여지는 없다. 그런데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에는 헌법에 재판관의 임기에 관한 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직무의 계속 수행이 허용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헌법에 후임 재판관의 취임이 늦어지는 경우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것은 헌법 제정자가 그러한 사태를 예상하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전임 재판관이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직무를 잠정적으로 계속 수행하게 한다고 하여 그것이 헌법 제정자의 의도나 규율계획에 어긋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헌법재판소법은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것이 30년 이상 존속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이러한 규정을 쉽게 위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4. 결론
    그러므로 국회는 헌법재판소법을 개정하여,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된 경우에는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소병훈 의원의 개정안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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