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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 없는 세상을 소망하며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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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실시된 국회 청문회는 제도의 한계 때문인지 국회의원들의 창이 부인과 거짓으로 무장한 증인들의 방패를 뚫지 못한 채 끝난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청문회를 지켜보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출석한 증인들의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그 말뿐인 것 같다. 거짓말에 익숙한 것인지, 국민이 우습게 보이는 것인지, 그래도 국정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 거짓이 만연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언하지 마라’는 것이 십계명 중의 하나인 것을 보면 거짓말은 인류의 역사만큼 긴 역사를 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선 중엽 이 땅에 표류하였던 하멜 역시 그의 책에서 조선 사람들에 대해 ‘거짓말을 잘 한다’는 평가를 남기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경제지 비즈니스 저널이 한국인은 숨 쉬는 것처럼 거짓말한다고 해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며 한국사회에 만연된 거짓말을 꼬집는 기사를 보도하였다. 일본과 비교하여 인구비례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위증사범은 400배에 이른다고도 한다. 법조인들도 법정에 나온 상당수의 증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재판의 당사자 중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며, 그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을 마치 미덕을 실천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직장이나 조직에서 ‘왕따’를 당하기 쉽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은 손해본다는 말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사회. 과연 이런 사회에도 희망이 있는 것일까?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얽히고설킨 이 땅에서 살아가려면 ‘정직’은 그저 거추장스러운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거짓증언은 진실을 가리고 판단을 흐리게 함으로써 죄 있는 자가 벌 받지 않고, 죄 없는 자가 벌을 받는 왜곡된 결과를 초래한다. 강물같이 흘러야 할 정의는 물길을 잃어버리고 이 땅의 정의는 실종되고 만다. 거짓이 난무하면 타인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고, 신뢰가 사라진 사회에서는 학교가 끝나면 내 아이가 집으로 돌아올지조차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러한 곳에서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기에 거짓은 개인의 삶을 위협하고 사회 공동체의 기반을 파괴하며, 정의와 진실을 밀어내고 국가와 사회를 부패 속으로 몰아넣어 결국 무너지게 만든다.


    그 거짓이 다른 누구도 아닌 엘리트 공직자들에 의하여 공공연히 행하여진다면 그 결과가 더욱 심각할 것임은 자명하다. 청문회에서 사회지도층과 엘리트들이 보여준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거짓에 대한 죄의식을 더욱 마비시킬 것이다. 그러기에 이번 청문회에서의 거짓말에 대하여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하지 않는다면 정직과 신뢰는 돌이킬 수 없고, 이 땅의 정의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랄프 에머슨은 ‘사람은 홀로 있을 때는 정직하나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동시에 위선이 시작된다’고 했다. 그만큼 정직하게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두가 정직해야 한 개인도 정직할 수 있다. 새해에는 모두가 정직한 사회, 거짓없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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