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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항소심 사후심적 운용 앞서 재야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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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항소심의 사후심적 운용 방침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였다. 대한변협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변호사 1727명 중 항소심의 사후심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68.2%,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나,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17.1%로, 도합 85.3%의 응답자가 항소심의 사후심적 운용이나 도입을 반대하였다는 것이다. 대한변협은 “법원이 국민의 권리 보호와 실체적 진실 규명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편의주의적인 발상에서 항소심의 사후심적 운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법원을 비난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변협의 태도에 대해 대법원은 적극 해명했다. 항소심 사후심화는 법원이 독자적으로 갑자기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사법제도발전위원회, 사법개혁위원회, 사법정책자문위원회 등 20여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외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항소심의 사후심화라는 것이 항소심은 1심의 판단을 무조건 존중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리방식의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라는 것이다. 법원은 우려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는 1심 재판의 충실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면서 점차 항소심의 기능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신속하고 정의로운 재판은 모든 재판제도가 추구하여야 할 목표다. 따라서 1심의 심리가 충실하게 이루어졌음에도 항소심에서 다시 같은 절차를 반복하는 것은 한정된 소송자원을 낭비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권리보장에도 미흡하게 될 수밖에 없다. 영미법계 국가뿐 아니라 선진화된 대륙법계 국가들 상당수가 항소심을 사후심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우리나라 항소심의 기존 심리방식을 사후심적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실제 사법개혁 논의가 있을 때마다 항소심 운용방식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이어져 온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대한변협의 설문조사에서 변호사 상당수가 “현재 우리나라 1심 법원이 사실심의 충실화를 담보할 수 없다”거나 “제1심 재판을 충실히 하여 심리를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항소심이 사후심적으로 운용될 것인데, 이를 서두르는 것은 그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응답한 것을 보면, 법원의 항소심 개선방안에 대한 재야 법조계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법원으로서는 그간 재야의 의견 수렴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였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변호사들 또는 변호사단체의 목소리를 듣는 데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송절차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변호사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법원이 생각하는 대의명분만으로 소송절차의 제도 개선을 바라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자세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한다면 적극적인 소통을 통하여 변호사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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