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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특허법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변호인 의견서

    진욱재 해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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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서

    미국 특허법은 특허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부과하는 경우, 산정된 손해액의 3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중된 배상액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원의 재량을 인정하고 있다. (35 U.S.C.A. § 284). 미국 특허법원은 특허법 § 284의 규정에 근거하여, 악의 또는 고의로 특허를 침해한 특허 침해자에게 징벌의 목적으로 가중된 손해 배상액을 부과하여 왔다. Beatrice Foods Co. v. New England Printing & Lithographing Co., 923 F.2d 1576, 1578 (Fed.Cir.1991).

    일반적으로 특허 침해자들은 특허권자로부터 특허 침해의 통지를 받게 되면, 변호사에게 자신의 제품이 해당 특허를 침해하였는지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 만약, 변호사로부터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나, 비침해 의견을 받게 되면, 특허 침해자는 해당 변호인 의견서를 향후 특허 침해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부과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연방 대법원은 최근의 Halo판결에서 특허 침해의 고의가 쉽게 인정될 수 있게 기존의 판례를 변경한 바 있다. 따라서 그 방어 수단으로서 변호인 의견서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래에서는 고의 특허 침해와 변호인 의견서에 대한 미국 판례 및 법률의 변천을 알아보고, 변호인 의견서가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 방법으로 기능할 수 있는 요건들을 살펴본다.

    Ⅱ. 미국 특허법과 판례의 변천

    a. Underwater Devices Inc. v. Morrison-Knudsen Co., 717 F. 2d 1380 (Fed. Cir. 1983)
    미국 특허 법원은 과거 Underwater 사례에서, 변호인 의견서의 역할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즉, 특허권자로부터 특허 침해 통지를 받은 특허 침해자는 자신의 제품이 해당 특허를 침해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적정한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이 의무의 하나로 특허 침해자는 특허 침해 행위를 계속하기 전에 변호사로부터 적절한 법률 조언을 구하여야 한다. 따라서 특허권자는 특허 침해자가 특허 침해에 관한 변호인 의견을 구하지 않았거나, 변호인 의견을 구하였더라도 그 의견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면 특허 침해의 고의를 인정받게 된다.

    b. In re Seagate Technology, LLC., 497 F.3d 1360 (Fed.Cir. 2007)
    Seagate 법원은 Underwater결정에서와 같이 특허 침해의 고의로 침해자의 적절한 주의의무 위반을 요구하는 것은 고의의 요건에 과실이 들어가게 되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신에 Seagate 법원은 고의 특허 침해에 관한 2단계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먼저, 특허권자는 특허 침해자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유효한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행위(objective recklessness)라는 것을 명백하고 확실한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객관적 요건이 충족되면, 특허권자는 특허 침해자가 특허 침해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것을 역시 명백하고 확실한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도록 요구하였다.
    이 경우에는 특허 침해자의 고의가 있었더라도, 침해 소송에서 소송 변호사의 능력에 따라 징벌적 손해 배상이 부과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특허 침해자는 특허권자로부터 특허 침해 통지를 받는 시점에서 비용을 투자하여 변호인의 무효/비침해 의견을 받아두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된다.

    c. The America Invents Act of 2011 at 35 U.S.C. § 298
    한편, 2011년에 제정된 AIA는 “특허 침해자가 변호사의 의견을 구하지 못하거나, 변호인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특허 침해에서 고의를 입증하는데 사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의회가 명문으로 Underwater판결이 인정한 특허 침해자의 주의 의무를 부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특허 침해자가 변호인 의견서를 특허 침해의 고의에 대한 방어방법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d. Halo Electronics, Inc. v. Pulse Electronics, Inc., 136 S.Ct. 1923 (2016)
    Seagate 결정에 따르면, 특허 침해자는 침해 행위 당시에 침해의 고의가 있었더라도, 침해 소송 중에 자신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특허 침해 가능성이 높은 행위가 아니라고 방어하면서 고의 책임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특허 침해의 고의 여부를, 침해행위 당시의 행위자의 인식이 아닌, 침해 소송 중에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

    연방 대법원은 Halo사례에서 징벌적 손해 배상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특허 침해자가 침해 행위를 알았거나 이를 의도하였다는 등의 주관적인 고의만이 요구되며, 침해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판단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특허권자가 고의를 입증하는 데에도 민사소송상의 일반 증거원칙에 따른 개연성 있는 증거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에 의한 증명으로 충분하며, 명백하고 확실한 증거에 의한 증명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Halo결정 이후에는 특허권자로부터 특허 침해의 통지를 받고나서도 특허 침해자가 계속해서 침해 행위를 한 경우에는 고의에 의한 특허 침해 행위가 성립된다. 특허 침해자로서는 특허 침해 통지를 받으면 즉시 변호사의 무효/비침해 의견을 받아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Ⅲ. 변호인 의견서의 요건
    무효, 비침해 의견이 담긴 변호인 의견서가 특허 침해의 고의에 대한 방어 방법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변호사의 선임과 의견서 내용의 충실성, 또 시의 적절성이 요구된다.

    a. 적절한 변호사의 선임
    Underwater사례에서, 특허 침해자는 특허 전문 변호사가 아닌 사내 변호사의 비침해 의견을 듣고 침해행위를 계속하였다. 연방 특허 법원은 (1) 사내 변호사의 의견이라는 사실, 또는 (2) 특허 전문 변호사가 아니라는 사실 등으로는 침해자의 선의를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각각의 사실들이 침해자의 선의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특허 침해의 고의에 대한 방어 방법으로서 변호인 의견서를 받으려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사내 변호사가 아닌 외부 변호사의, 그것도 특허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의 의견을 받아둘 필요가 있다.

    b. 내용의 충실성
    의견서에 특허에 대한 분석이나, 침해자 제품과 비교 등도 없이 단순히 개략적으로 결론만 제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침해자가 변호인 의견서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침해의 고의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변호인 의견서가 고의에 대한 방어 방법으로서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의견서가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충실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특허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들을 침해자의 제품과 비교하여 분석하고, 선행 기술이나 최신 판례 경향에 대한 분석까지도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한편, Underwater사례에서는 일반적인 특허 분석에 필수적인 출원 기록(file history) 요청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들어 의견서 내용의 충실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c. 시의 적절성
    특허 침해의 고의는 침해 순간에 있었을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이를 조각하기 위해서는 침해자가 침해행위를 안 시점(예를 들면 특허권자로부터 특허 침해의 통지를 받은 때)에 변호인 의견서를 받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무효/비침해의 변호인 의견서를 받았다 하더라도 특허 침해 행위를 안 시점부터 의견서를 받기 전까지는 고의가 인정되므로, 특허 침해 행위를 안 이후에는 변호인의 무효/비침해 의견을 받기까지 침해행위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

    Ⅳ. 결
    기업들이 미국의 특허권자로부터 특허 침해의 통지를 받게 되면, 당황하지 말고 위에서 살펴본 바에 따른 변호인 의견서를 받아 두어 특허 침해의 고의로 인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특허 소송 전의 변호인 의견서는 고의 침해의 방어 방법으로 쓸 경우, 증거 개시(Discovery)절차에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특권 (Attorney-Client Privilege)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와 관련된 법적 문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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