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목요일언

    '샌드위치 맨(Sandwich Man)'의 진정한 유래

    전재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09555.jpg

    '샌드위치 맨(Sandwich Man)'이란 몸 앞뒤로 광고판을 달고 다니는 사람, 흔히 1인 피켓 시위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앞뒤로 광고판을 매단 모습이 샌드위치 같다는 데서 유래된 표현이다. 법원청사나 검찰청사 인근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랑곳 않고 1인 시위를 하는 샌드위치맨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0년도 더 된 일이다. 필자가 인천지역에서 근무할 때 그곳 검찰청에는 아주 유명한 민원인 아주머니가 있었다. 당시 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 중 이 아주머니로부터 고소를 안 당한 검사가 없을 정도였다. 생업을 전폐한 채 매일 아침 수사 검사와 결재자인 부장검사를 고소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고소가 각하되면 고소를 각하한 검사를 다시 고소하고, 급기야 지휘라인에 있는 검사장, 더 나아가 검찰총장과 직접 통화해야겠다며 공중전화를 붙들고 있는 것이 이 분의 일상이었다.

    대관절 무슨 사정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하루는 이 아주머니와 대화를 시도했다. 말인즉슨, 명문 사범대를 나와 십수년간 교편을 잡았던 엘리트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큰 병원에서 간단한 수술을 받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돌아가셨는데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평생 한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소멸시효도 완성되어 민사로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조용히 듣기만 하다 겨우 입을 열었다. “선생님, 너무 안타깝네요…. 정말 가슴 아프시겠어요….” 그 순간, 독기 밖에 안 남아 있던 이 분이 펑펑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목소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자식들 이야기, 자식들도 자기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았다.

    사법시스템은 인간이 만든 사회적 제도이기에 완벽할 수 없다(not a perfect system). 그러나 억울한 자가 있으면 그의 사정에 귀 기울여주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리 하더라도 법적 결론에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하소연을 공감하며 들어주는 데에 적정절차(due process)가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불완전한 시스템을 보다 완전하게 만들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하기도 한다(but a more perfect system).

    봄비가 내리는 날 불현듯 예전 그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이제 그만 고생하시고 남편이 못 다 누린 천수(天壽)를 아주머니라도 건강히 누리시길 빈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