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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대통령과 사법개혁

    이인석 고법판사 (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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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 공약에는 대법원장 및 대법관추천위원회와 관련한 내용이 담겨있다. 눈에 띄는 점은 독립적인 대법원장·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의결기구화 한다는 부분이다. 후보추천위원회에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의 참여를 확대한다고도 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후 사법개혁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지만 일부는 미완성으로 끝났다. 문 대통령도 언급한 바 있듯 법원 개혁은 삼권분립의 원칙상 대통령을 주체로 한 개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새 대통령의 사법개혁 공약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독자적 추진이 아닌, 실제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판사들과 재판의 수요자인 사회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개혁에 함께 참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은 현행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만족스럽게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한다. 대법관후보자 제청과정을 좀 더 투명하고 실질적으로 진행하고, 대법원장의 경우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것은 민주사회에 걸맞은 방향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지금까지 이러한 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개혁이 되지 않았던 것일까? 우리는 과거 수많은 위원회를 운영해 왔지만 실질적 토론과 회의 없이 형식만 갖춘 구색 맞추기라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었다. 아무리 위원회를 그럴싸하게 구성해도 ‘대통령의 뜻’이나 ‘대법원장의 뜻’이라는 암시만 있으면 모두 거수기가 돼 자동 통과되는 형식이라면 그런 위원회는 필요 없는 장식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토론이 없으면 올바른 생각과 지혜를 가진 사람보다 ‘점잖고 진중한’, ‘진실 돼 보이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만 사회의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될 수 있다. 스스로의 생각과 철학을 다수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검증대 위에 올려놓느니 그냥 누구에게나 좋은 인상을 주고 묵묵히 인사권자에게 충성하는 것이 고위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이렇게 검증 없이 고위직이 탄생한다면 그는 우리 사회의 산적한 문제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모르는 위험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위험한 리더가 사회를 망쳐도 그 원인에 대한 통찰과 대책보다 좌우파 갈등이니 지역갈등이니 하는 알기 쉬운 이분법적 논리로 분석을 하면 올바른 개선책이 나올 리가 없다는 점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토론과 검증을 하고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토록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각 위원회의 위원이 대표하는 집단에 따른 구성비율과 공정한 선정절차, 위원장 선정의 방식과 위원장의 권한을 포함한 의사진행과 내용에서의 영향력, 실질적인 토론과 합의를 위해 필요한 자료제공 및 지원 방식,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표결방식 등에 관해 구체적인 구상이 필요하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도록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감시하는 방안을 만드는 것 역시 필요하다. 문 대통령의 사법개혁 공약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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