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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臺에서

    참여와 견제

    최기상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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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전쟁은 너무 중요한 일이어서 군인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다”를 인용하면서 강조한 “헌법은 너무나 중요하기에 헌법재판소에만 맡길 수 없다”는 말에서 ‘정치-정치인’과 ‘시민 참여적 재판’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시민이 재판의 수요자나 사법의 객체에 그치지 않고 사법기관의 구성과 사법작용에 참여하여 주체가 되고자 하는 때이니까.


    4월 27일 헌법재판소에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설립되었다. 헌법재판소가 1988년 창립한 지 29년만이다. 직장협의회에는 사무처 6급 이하 대상 공무원의 80%가 가입했다. 직장협의회는 김 후보자에 대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견에 걸맞게 하위직 직원도 인격적으로 대하는 인물”이라고 의견도 냈다.

     

    법원에서는 6월 19일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각급 법원에서 대표로 선출된 법관 100명이 참석하여 제1회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렸다. 그 회의에서 사법행정에 관한 법관들의 참여기구로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상설화하자는 의결도 하였는데,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에 대하여 법관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이를 수용하였다.

     

    법원과 헌법재판소에는 각각 14인의 대법관과 9인의 헌법재판관으로 구성된 의결기구인 대법관회의와 재판관회의가 있지만, 약 3000명의 법관과 약 1만3000명의 법원공무원도 법원의 구성원이고, 헌법재판소에는 80여명의 헌법연구관 등과 약 240명의 사무처 공무원도 있다. 이 내부 구성원들은 모두 직접 재판하거나 간접적으로 관여하므로 사법행정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 또한 그들은 일반 시민이기도 하기에, 인적 구성이 무척 다양하고 인원수도 상당한 그들의 참여는 사법과정에 국민들의 다원적 가치와 시각이 반영된다는 의미도 띤다. 

     

    한편으론 국민의 선거로 뽑히지 않아 ‘수직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의회나 정부의 통제도 부적절한 사법기관이 자체에서 내부의 다른 역할들끼리 ‘수평적 견제’를 한다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물론 새로운 두 모임의 향후는 ‘기관의 내부로만 열리고 국민에게는 닫히는지’, 아니면 ‘국민에게 열려 책임지는 사법으로 나아가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도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까지 찾아 온다’(近者說 遠者來)고 했다. 사법기관의 구성원들이 납득하는 재판과 참여하는 사법행정이 국민의 신뢰와 참여로 이어지는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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