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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중계의 확대와 문제점

    김홍엽 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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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8월 1일 대법원규칙인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시행하여 1·2심 주요사건에서 판결 선고 시에도 피고인이나 원·피고의 동의 없이 재판중계방송이 가능하도록 하였다(대법원 재판의 경우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변론의 중계를 허용하고 있으나, 1·2심 재판의 경우 지금까지는 세월호 사건과 같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 등에서 재판장의 명에 의하여 재판중계를 허용하는 외에는 공판이나 변론의 개시 전에 한하여 재판중계를 허용하였다). 이번 조치는 현재 재판 중인 국정농단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수용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실질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재판중계의 확대 여부는 소송당사자의 변론권과 방어권 등의 침해 내지 제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중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실체적 정당성 여부를 차치하고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재판중계가 지니는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재판중계를 허용하는 범위 내지 기준을 규칙 개정의 방법에 의하여 정하는 것보다 궁극적으로는 법률(법원조직법 제59조)을 개정하여 법률에서 보다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우리나라의 경우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는 법원조직법에 재판장의 허가 없이 중계방송 등 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막연한 규정을 두고 있을 따름이며, 헌법 재판에 대해서는 심지어 헌법재판소법에 재판중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채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에서 법원조직법과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는 등 재판중계제도에 관한 법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대법원이 소송절차에 관한 규칙제정권을 들어 재판중계를 확대하기 위하여 규칙을 개정하는 경우에도 먼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취하였어야 하였다(판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외에는 금년 1월 사법정책연구원과 한국비교형사법학회의 공동주최로 재판중계제도에 관한 심포지엄을 여는 데 그쳤다). 나아가 시범프로그램(pilot program)을 운영하여 그 성과를 분석·점검하는 방법도 강구하였어야 하였다. 대법원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법관회의에서 논의가 길어져 한차례 속행을 한 끝에 의결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 격론이 있을 정도로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규칙의 개정에 이른 데에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헌법상 중요한 의의를 갖는 재판중계제도에 관하여 대법원이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제도설계 및 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으로 하여금 사법부의 조치를 납득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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