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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재판, 법정에 현출된 증거만으로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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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수 특별검사는 지난 7일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격인 최서원(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별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피고인에 대하여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최서원, 영재센터, 미르, 케이스포츠 등에 송금한 298억여원의 성격이 뇌물인지 여부에 따라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뇌물수수의 범죄사실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삼성이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이라는 점에서도 이 재판이 국내외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이재용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뇌물공여 △뇌물공여에 사용할 목적의 회사공금 횡령 △뇌물을 교부하기 위하여 독일로 송금을 함으로써 성립한 재산국외도피 △뇌물을 은폐하기 위하여 저지른 범죄수익은닉 등 크게 4가지다. 특검은 이재용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 그와의 3회에 걸친 독대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통령이 협조해 주는 대가로 최서원과 그 딸인 정유라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전제 아래 뇌물공여죄를 적용했고, 이재용 피고인은 이러한 합의 및 대가성을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이와 관련하여 증인으로 채택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출석을 거부하여 그의 증언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재용 피고인 등에 대한 재판의 방청을 원하는 시민들이 법정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법원 주변에서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달 법정방청 및 촬영에 관한 규칙을 개정함으로써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 선고를 생중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로서는 판결결과와 관계없이 엄청난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법관은 이럴 때일수록 좌고우면하지 말고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칙과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오직 법정에 현출된 증거에 기초하여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 법관은 공판정 외에서 얻은 정보에 기하여 심증을 형성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beyond reasonable doubt)의 유죄의 증명이 없는 한 무죄인 것이고, 그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우리사회에는 정치인들이나 대기업 관련 사건의 판결에 대하여 순수하게 법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풍조는 법률문화와 법치주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재용 피고인이 국내 최고 재벌기업의 후계자 겸 경영자라는 이유만으로 선처를 받아서도 안 되지만 불이익한 대우를 받아서도 안 된다.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칙에 의하여 유죄의 증명이 부족하면 과감하게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이고, 유죄의 증거가 충분하다고 인정되면 엄벌해야 한다. 언론이나 시민들로서도 판결 결과가 어떠하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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