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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프리즘

    판결문 열람을 위한 '노오력'

    채다은 변호사 (법률사무소 차이)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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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변호사는 하급심 판결문 열람을 위해 대법원청사 내의 법원도서관을 찾는다. 예약이 너무 많이 밀려있어 정작 하급심 판결문 열람이 필요한 때에는 이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C변호사는 판결문 열람이 필요한 때에 법원도서관에 무작정 방문하여, 빈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 운이 좋은 날은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어떤 날은 1시간을 기다리다 돌아온 날도 있다.

    전국을 통틀어 법원도서관에 설치된 4대의 PC만이 하급심 판결을 일반인에게 허용한다. 변호사도 예외 없다. 기본서나 인터넷을 통해 열람이 가능한 판결문으로는 사건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변호사들에게 하급심 판결문 열람은 너무나도 절실한 일이다.

    법원도서관에서 판결문을 열람하더라도 법원명과 사건번호 외에는 메모해 올 수 없다. 그래서 C변호사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대법원 ‘판결서사본 제공신청’페이지에 메모해 온 법원과 사건번호를 입력하여 판결문 제공 신청을 한다. 그렇게 하면 해당 법원은 C변호사에게 해당 판결문 사본의 제공가능여부를 메일로 알려주며(거절당하는 경우도 많다), 판결문 1건당 1000원의 비용을 계좌 이체해야한다는 안내를 한다. 계좌이체까지 완료한 후에야 판결문은 다음날 즈음 PDF파일 형태로 C변호사에게 전해진다.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하급심 판결문은 접근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더욱이 제공받은 판결문에도 문제는 많다. 형사사건의 경우 피의자의 나이와 직업이 양형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상노출을 우려해 나이와 직업을 지우고 보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변호사들이 사건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이름과 주소를 제외한 모든 사실관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급심 판결문 열람은 이토록 너무나 많은 시간과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그렇게 얻은 판결문도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지워져 있어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급심 판결문을 통해 담당 사건을 연구하려는 C변호사의 ‘노오력’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 걸까.

     

    채다은 변호사 (법률사무소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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