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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시장의 초당두부

    정정훈 법무사 (경기중앙 안양지부 부지부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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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가내수공업 형태로 두부를 만들어 파는 가게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모두부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켜, 아이들이 이웃에 있는 가게에 가서 따끈따끈한 모두부를 식기 전에 사오면, 살짝 데쳐서 양념장에 찍어 먹기만 해도 한 끼 식사로는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문화는 개발과 산업화라는 미명 아래 1980년대를 기로로 거의 사라지게 된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식품위생상의 각종 규제와 단속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서는 더 이상 가정에서 두부를 만들어서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국민위생이라는 거창한 이유를 들었지만 규제의 편의성을 이유로 다양성을 포기한 것이다.

    그 이후 우리국민은 ○○두부와 ○○○두부라는 거의 두 종류의 두부를 주로 먹게 되었다. 반면 각고의 노력 끝에 살아남은 가내수공업 형태의 두부가 바로 초당두부이다. 그런데 초당두부의 유일무이한 장점은 집마다 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맛이 다른 두부를 먹을 수 있었는데, 다 없애놓고 이제는 먼 길을 찾아가야만 조금 다른 두부의 맛을 보게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민이 다양한 방법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장려하고, 그 다양성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그것을 감독하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임에도, 규제의 편의성 때문에 다양성을 포기한 사회가 겪게 되는 대가는 혹독하다. 그 대가는 활력을 잃어버린 소수를 위한 사회로 전락하는 것이다.

    요즘 법무사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법무사 보수 개정안을 법원행정처가 애매한 이유를 들어서 인가를 거절한 사건이다. 더구나 답신으로 하달된 공문은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불명확하다. 요즘 법무사업계의 처지를 보면 곧 맥이 끊길 가내수공업 두부가게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법무사는 보수표로 인해서 하나로 연결된 법률사건을 건건이 수임하지 않는다면 포괄수임이라는 이유로 변호사법 제109조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종 신청서 작성료 30만원의 틀 안에서 찾아온 의뢰인의 사건을 좀 더 적극적으로 처리해 주고 싶어도 망설이게 되는 한계 속에서 고민해야만 한다. 이런 고민을 잘 알고 있는 감독기관이 애매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법률시장의 다양성을 포기하는 처사라고 할 것이다.

     

    정정훈 법무사 (경기중앙 안양지부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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