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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통념의 함정

    김종복 부장판사 (목포지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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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의 대화는 늘 초심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얼마 전 어느 중학교 진로교육 강연회에서 판사라는 직업과 법원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늘 빠지지 않는 질문이 ‘판사 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정도인데, 그날은 뜻밖에 아무도 이를 묻지 않아서 준비해 둔 대답을 못하고 머쓱해 있었던 순간, 어떤 아이가 손을 들고 “판사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인생을 좌우할 만한 중요한 판결을 하는데, 판사들은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그렇게 다 잘 알고 있나요? 공부를 많이 하면 다 알게 되나요?”라고 물었다.

    필자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독서에 관한 동기 부여도 해줄 겸 해서 좋은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하곤 했다. 한사람의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판단을 할 때 그 사람의 처지나 환경을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고, 판사들이 모든 사회 현상과 직업을 경험해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많은 경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아이의 질문을 먼저 받고 보니 간접경험을 위한 독서만으로는 그 대답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판결문을 포함해서 법조인들은 법률서면에 ‘사회통념’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에 부합한다', '사회통념에 어긋난다'는 등으로 말이다. 사회통념이란 '사회일반에 널리 퍼져 있는 공통된 사고방식' 또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관념' 정도로 정의된다. 이웃 간에 수인한도를 정할 때와 같이 사회통념 자체가 규범적인 기준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판결문 등 법률서면에서는 대부분 어떤 결론이나 주장의 합리성 내지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이 되는데, 그것이 왜 사회통념인지에 대한 논증은 많이들 생략한다. 서면상의 논증은 생략했더라도, 단순한 나의 직관을 사회통념으로 격상시킨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사회통념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면 다시 한 번 주변과 사람을 세심하게 살펴야겠다.

     

    김종복 부장판사 (목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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