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늘어났고, 이로 인해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병이 중요한 건강 이슈로 대두되었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를 생각해야 할 때이며, 이는 노인의 건강관리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노인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깨질 것 같은 약화 상태인 노쇠(Frailty)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하다. 노쇠는 노화의 과정 속에서 외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대하여 인지 및 언어능력, 신체적 활동과 사회적 활동이 취약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질병이나 장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는 질병과 장애가 생길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노쇠증후군은 신체기관의 누적된 기능저하로 인한 기능적 예비능력의 감소, 그리고, 적응능력이 손상되어 열악한 건강상태에 이르게 되는 취약한 상태를 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노쇠함의 핵심인 “신체적 기능과 적응능력 저하”는 인지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노쇠증후군은 대체로 증상들이 모호해서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특히, 일반적인 노화현상과 관련되어 있으나 정상적인 노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노쇠는 정상적인 노화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질병화 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노쇠함을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행동, 표정, 말투, 생각 등을 자주 부딪치면서 세밀하게 관찰해보면 분명 차이점을 발견해 낼 수 있다. 흔한 증상으로는 식욕저하와 체중감소가 있다. 이는 근력의 저하를 초래하고, 낙상이나 보행 장애 및 관절통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호흡, 대소변, 수면, 감각기관의 변화 등과 같은 생리적 활동의 변화는 숨겨진 질병의 사인일 수 있다. 노쇠함이 지속될 경우 질병으로 이환되어 노인병으로 발전한다. 노쇠는 고혈압, 당뇨, 관절염을 일으키고 점점 더 심해지면서 합병증과 후유증이 나타나게 되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노쇠는 불가항력적인 노화과정이 아니므로 반드시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 노쇠증후군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다각적 접근 방식을 통한 진단과 이에 대한 전략적 치료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 말은 즉, 단순한 치료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은 노쇠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근력강화와 유연성 운동은 신체의 수행능력을 강화시키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는 노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양한 약물, 인지행동 및 재활치료 등도 노쇠와 노인병을 이겨내는데 중요한 치료 중 하나이다. 경문배 서울동인병원 가정의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