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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견,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황정수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위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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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뇌는 우리가 아는 우주에서 최고로 복잡한 물체다. 우리의 뇌에는 뉴런(신경세포)이 1000억개쯤 있고, 그 각각이 다른 뉴런 1000개와 이어져 약100조개의 시냅스 연결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분자생물학, 유전자학, 뇌 영상 기술의 강력한 도구는 있지만, 치매, 우울증, 정신분열증, 양극성장애, 강박장애 등 정신장애를 실험실에서 확인하는 검사법은 아직 없다고 한다. 더구나, DSM-5에 포함된 정신장애는 어떤 합리적인 제거 과정을 거쳐 공식적인 지위를 얻은 게 아니라 현실적 필요에서, 역사적 우연성, 점진적 추가, 선례에 따라 편입되어 있을 뿐,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정의의 기준을 만족시켰기 때문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회적 또는 법적으로 정신장애, 치매 등으로 판단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은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최근 후견인으로 선임된 가족과 상담한 적이 있다. 그 가족은 모친이 치매로 판단능력이 없어 금융기관에서 후견인이 있어야 한다고 하여 법원에 후견인으로 선임되었다. 그러나 후견심판결과 후견인은 금융거래에서 불편이 너무 심하다고 한다. 가족이 후견제도의 의미를 몰라 지금까지 생활해 오던 방식대로 자식이 부모의 재산을 자기들의 재산으로 생각하였는데, 후견심판 이후에는 자기들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생각되지만, 금융기관이 법원의 심판내용에 따른 대리권의 범위를 자의적 또는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해석하여 후견인의 활동을 억제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최근 열린 서울가정법원과 금융기관의 간담회에서도 금융기관의 비융통성 금융거래제한 문제가 주제로 나왔다. 후견제도가 피후견인의 금융거래를 제한하기 위한 제도는 아니다. 금융기관도 후견제도가 금융기관보호 또는 가족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후견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제도라는 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새가 양 날개를 움직여야 하늘을 날 수 있듯이 후견제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후견인과 관계기관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황정수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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