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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이 처한 현실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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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로스쿨제도가 사법시험 체제에서 사시낭인을 만들었듯 판박이로 변시낭인을 만들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시험의 합격자수가 고정되어 있다시피 하여 합격률이 금년부터 50%를 밑돌 전망인 상황에서 5년간 5번 응시기회가 있는 변호사시험의 실태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9년째로 접어들지만 아직까지 굳건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로스쿨의 모습을 로스쿨 안팎에서 지켜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로스쿨은 그 방향타를 누가 잡고 있는지도 모르는 황량한 상황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으로 내몰린 듯하다. 로스쿨 스스로 타성에 젖어 있어 로스쿨의 자생력을 믿고 로스쿨 스스로 각자도생(各自圖生)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누구 하나 로스쿨을 진정 어린 마음으로 살피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대한변호사협회, 법무부, 교육부 등 관련기관을 떠올려 보아도 피부에 와 닿게 가까이에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시장의 수급 사정만을 들어 변호사 배출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로스쿨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사려 깊은 정책은 제대로 내놓고 있지 않다. 법무부로서도 사법시험의 폐지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다른 정책과제들에 밀려 로스쿨제도는 우선순위에 많이 밀려나 있는 듯하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하, 장학금 수혜 확대, 입학사정 적정 등 로스쿨제도의 조건과 외형 정도만 신경을 쓰면서 로스쿨교육에 대해선 무대책에 가깝다.

    우리나라 로스쿨제도의 정착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로스쿨 스스로 좌고우면(左顧右眄)함이 없이 교육목표에 부합되게 내실 있는 교육에 매진하여야 한다. 거창하게 내세운 각 로스쿨의 특성화교육조차도 흐지부지하게 된 상황에서 어려운 주문일 것이나 마땅히 감당하여야 할 책무이다. 로스쿨이 변시학원이 되었다는 비난과 자조(自嘲)를 극복할 수 있는 비상한 처방을 찾아내지 않는 한 외부의 끊임없는 도전과 시련에 직면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로스쿨제도를 관장하고 점검하는 유관기관도 이해관계에 출렁이는 보신적(保身的) 모습에서 벗어나 로스쿨 해법(解法)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로스쿨제도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관련 기관에 포진하고 있어야 한다. 로스쿨을 경험하지 않고, 로스쿨에 대한 관념조차 없는 비전문가가 로스쿨제도의 개선책을 무슨 권위를 가지고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을까 싶다. 부디 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도 더 이상 들먹이지 말고, 우리의 현실에 맞는 로스쿨제도를 우리의 지혜를 짜내어 제대로 정착시켜 나갔으면 한다. 정부, 국회, 사법부 모두 사법개혁으로 들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그리는 로스쿨 개혁은 언제쯤이나 그 모습을 드러낼지, 추운 겨울이 지나도 로스쿨의 봄은 과연 오기나 할지 갑갑한 심사 가눌 길 없다.

     

    김홍엽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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