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지금은 청년시대

    대표 없이 회비 없다

    박상수 변호사 (한진칼 준법지원인)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40302_1.jpg

    1773년 12월 16일 새벽 한 무리의 군중 앞에 홀로 선 청년 존 로우가 “차가 소금물에 섞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이 있소?” 라고 묻자, 군중들은 두손을 높이 들며 “보스턴 항구는 오늘밤 찻주전자다!” 라는 함성으로 화답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곧바로 보스턴항에 정박한 다트머스호, 엘리너호, 비버호로 돌진하였고, 선박에 적재된 차 상자를 부수어 열고 차를 전부 바닷물에 던졌다. 이윽고 밤 9시가 되자 보스턴 항구 앞바다는 찻잎으로 넘쳐나는 거대한 찻주전자로 변하고 말았다.

    미국을 역사 속에 등장시킨 보스턴 티파티 사건은 대표 없이 과세하고자 했던 영국 정부에 대한 식민지 미국민들의 정당한 저항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50여년이 지난 2018년, 대한민국에서는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변호사들의 단체에서 ‘대표 없는 과세’가 행해지고 있다.

    연수원 37기 이하 청년 변호사의 수는 전체 변호사수의 3분의2인 1만 5000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납부하는 등록비와 월회비 등을 통해 협회 재정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감사 선거의 출마는 경력 10년 이상의 변호사만 가능하고,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의 출마는 경력 15년 이상의 변호사여야만 가능하다. 대한변협과 서울변회의 재정을 거의 전담하고 있는 청년변호사들의 피선거권이 일부 선출직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가 없다보니 대한변협이나 서울변회에서 청년변호사들에게 불리한 결정이 이뤄져도 청년변호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작년 초 대한변협 이사회에서 신입변호사들의 등록비를 50만원 인상하고, 경력변호사들의 등록비는 50만원 감액하는 결의를 할 때 대표가 없는 청년변호사들은 변변한 반대의견조차 내놓기 어려웠다.

    하지만 청년 변호사 대표권 확충에 대한 대한변협과 서울변회의 태도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점점 후퇴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달 개최된 서울변회 총회에서 감사선거만큼은 경력제한을 철폐하자는 주장이 나왔으나 또다시 묵살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의정부의 정승과 판서의 자리는 경력이 충분한 당상관들이 차지하였지만 왕과 정승들의 비위를 감시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며 공론화하는 간관의 자리는 약관 또는 이립의 나이에 불과한 하급관료들이 담당하였다. 젊은이의 맑은 눈이 감시에 적합하다는 것은 우리 선조들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지난 대한변협 총회에서 대한변협회장 선거 출마 경력제한 규정을 도입하고자 할 때 이찬희 서울변회장은 그러한 규정의 불합리성에 대해 앞장서 지적하여 1만5000 청년변호사들의 열망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청년변호사들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대한변협과 서울변회를 이끌고 계신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간곡히 전하고 싶다.

    “대표 없이 회비 없다.”

    박상수 변호사 (한진칼 준법지원인)

     

    140302.jpg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