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월요법창

    보이는 것의 허상

    황정수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위원)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40649.jpg

    얼마 전 지인이 사무실에 와서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살고 있는 집이 너무 오래돼 내부 인테리어를 할 마음으로 인테리어 업체와 공사계약을 하고, 계약서에 공사계약에 관한 내용, 인테리어에 사용할 업체 등을 빠짐없이 정하고 내부공사를 맡겼다고 했다. 그런데 공사를 마친 단계에서 보니까 욕실 겉모양은 깨끗하게 하였는데 가장 중요한 방수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다시 공사를 하게 하였고, 실내에 설치한 수납장도 계약내용과 다르게 다른 업체 것으로 설치하여 이를 철거하고 계약대로 다시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또 신발장도 설치과정에서 잘 보이지 않는 내부에 못이 튀어나와 문짝을 떼어내고 다시 설치하는 등 여러 차례 걸쳐 보수공사를 했다는 것이다.

    지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 사회는 계약사회이고 계약이라는 보이지 않는 그물 속에서 얽히어 있는데 이렇듯 제대로 안 될 경우에는 그 사회적 비용이 계속 추가적으로 소모될 것이며, 겉으로 보이는 곳만 잘 하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은 그냥 덮어버리는 공사형태는 어찌 보면 우리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현실은 부의 생산을 위한 합리성의 추구가 오히려 부의 원천을 오염시키고, 분업화·전문화되는 과정에서 복잡한 원인이 위험에 관여해서 위험의 원인이나 책임을 한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현대사회를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위험사회'라고도 진단했던가.

    법무사도 현재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지 말고 보이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에 적응하는 혁신과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한 혁신과 고민을 연출해야 하는 역할도 바로 법무사 각자의 몫이 된다. 영화 '토탈리콜'이나 '인셉션'에서 타인의 기억이나 생각을 끄집어내는 것과 같이 ‘브레인리딩(brain reading)’이나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을 가질 수 있는 초능력까지 요구되는 현실이다.

     

    황정수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위원)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