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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탐정업 규제,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책인가

    나영민 경찰청 총경(법학박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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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탐정업에 관한 보편적인 규제방식과 우리의 현실

    탐정업은 각종 계약 및 거래 안전, 피해회복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관련자료를 필요로 하는 의뢰인의 의뢰를 받고 자료수집을 대행해주는 영업이다. 또한 활동분야에 따라 보험탐정, 기업탐정 등 다양한 전문탐정업이 존재한다. 따라서 의뢰인의 권익을 보장하는데 많은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료수집 대상자에 대한 불법사생활 침해 등 일부 부작용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적으로는 탐정업의 장점도 활성화하면서 부작용도 방지하는 방향에서 탐정업을 금지하지 않는 대신에, 각 국의 실정에 맞게 자격인증, 영업신고 등 관리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보편적인 규제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2006년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OECD회원 35개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탐정업을 금지하고 있다. 즉, 신용정보법 제40조가 신용분야 전문탐정업인 신용정보업자에게만 그 업무를 위한 탐정활동을 허용하면서 신용정보업자가 아닌 자에 대해서는 탐정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2. 잘못된 탐정업 금지 규제의 연혁과 위헌성 논란
    원래 우리나라도 탐정업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1961년 제정된 흥신업단속법은 신용정보법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법도 탐정업은 금지하지 않았고, 흥신업자에 대해서만 영업신고 등 관리제도를 두고, 무분별한 뒷조사 행위와 탐정 등 유사명칭 사용을 금지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1977년 흥신업단속법을 신용조사업법으로 바꾸면서 부실업소의 난립과 사생활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신용조사업자가 아닌 다른 업자의 탐정활동을 금지하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이후 신용조사업법은 1995년 다시 신용정보법으로 바뀌었는데, 탐정업 금지조항은 그대로 남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금융·상거래 신용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탐정업과 그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관리제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신용정보업만 허용하고 일반 탐정업을 금지하는 것은 사회 이치와 평등의 원칙에도 맞지 않고,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소지도 크다고 하겠다. 현재 탐정업을 금지한 신용정보법에 대한 위헌소송(2016헌마473)이 진행 중인데, 향후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3. ‘금지’라는 탐정업 과잉규제의 폐해와 문제점
    탐정업을 금지해버린 잘못된 과잉규제로 인한 우리사회의 폐해는 정말 심각하다. 먼저, 국민들이 자신의 권익보장을 위한 합법적인 탐정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불가피하게 불법심부름센터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불법행위를 의뢰한 처지(?) 때문에 문제가 있더라도 소비자피해를 주장하기 어렵고, 거꾸로 불법업자로부터 상대방에게 의뢰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돈을 뜯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둘째, 불법심부름센터 등 음성화된 탐정업체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현재 약 3000여개의 관련업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업체는 불법행위로 검거되지 않는 이상 은밀하게 주거침입, 도청, 납치, 감금 등 강력범죄도 일삼는다. 탐정업 금지가 탐정업의 부작용 방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왜곡시키고 있다.

    셋째, 국제화시대에 우리 국민들이 외국인에 비해 탐정업 취업, 이용 등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탐정업이 불법이다 보니 우리 국민들이 합법적인 탐정이 될 방법이 없다. 기어이 탐정이 되고자 한다면 외국에 가서 탐정 자격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도 포기하여야 한다. 공공기관도 우리나라 탐정업체는 이용하지 못하고 외국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실제 국세청과 예금보험공사 등도 역외탈세, 해외비자금 은닉 등을 적발하기 위해 우리나라 탐정업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외국업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탐정업 과잉규제 문제의 해결 방향과 방해 요인
    이러한 문제해결 방법은 무엇보다 신용정보법상 탐정업 금지조항을 삭제하고, 그 대신 자격인증, 영업신고 등 탐정업 관리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2005년 이상배 의원이 탐정관련법안을 발의한 이래 지금까지 13건의 법안이 발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1건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아직까지 탐정업 과잉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거 과잉규제 관행이 잔존하고 있어 합리적인 탐정업 규제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 1977년 이래 40여년 넘게 신용정보업만 허용하고 일반 탐정업을 금지해온 잘못된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신용정보법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둘째, 탐정업의 관리감독 주무부처를 둘러싼 경찰청과 법무부의 대립 등 정부 내 정책혼선도 큰 문제다. 정부 내 입장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다행히 최근 20대 국회에 상정된 2건의 법안 모두 경찰청을 주무부처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고 보여 진다.

     
    셋째, 탐정업 규제 개혁에 관한 이해당사자들의 인식과 행태도 문제다. 그동안 탐정관련협회 등 이익단체들은 관련법안 발의와 이슈화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각종 이권문제에 집착하거나 압력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행태도 보여 불신의 대상이 되었다. 한편, 변호사협회도 탐정업의 부작용만 강조하며 관련법안에 반대해왔는데, ‘금지’가 아닌 ‘관리’가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는 점에서 입장 변화가 요망된다.

    5. 탐정업 규제에 관한 법률적 논의부터 활성화해야
    마지막으로 중요한 걸림돌이 하나 남아있다. 즉, 탐정업 규제에 대한 법리적 근거 등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각종 정책논의 등에서도 탐정업 ‘금지’를 없애고, ‘탐정업 관리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하지 않고, 막연히 ‘탐정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부정확한 용어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다. 기초적인 용어 사용부터 부정확하다보니 ‘탐정업 관리제도 법제화’가 아닌 ‘탐정업’ 도입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의가 쟁점으로 왜곡되는 등 우리사회의 탐정업 규제 개혁이 제대로 논의될 수 없었다. 


    결국 탐정업 규제개혁에 대한 법률적 논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사회의 인식과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것이 탐정업 규제개혁을 위한 가장 1차적이고 핵심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법조계를 포함한 정부와 이해당사자 모두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나영민 경찰청 총경(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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