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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을 읽는 변호사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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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운이 좌우한다. 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불운을 불러올 수 있다. 특별히 상속과 이혼관련 소송은 불행을 부르는 나쁜 재판이다.”‘운을 읽는 변호사’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법조경력 50년, 1만명 의뢰인의 삶을 분석한 나시나카 변호사가 내린 인생 총평이다.

    그런데 인생의 결과를 운이 결정한다니 무슨 뚱단지같은 소리인가. 저자는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해 변호사업무 중 겪었던 뼈아픈 경험담을 소개했다. 채권추심업무 중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채무자의 간절한 호소를 묵살하고 변제를 독촉해 자살에 이르게 한 일, 재판 중 늙은 증인을 엄격하게 추궁한 결과 며칠 후 사망한 일, 바쁜 업무로 의뢰인의 저녁식사 초대에 거부했더니 실망한 의뢰인이 자살한 일 등 실로 충격적인 경험들이었다. 또 승소 후 회사가 도산하거나 부도어음을 받는 일도 종종 보았다고 한다. 이처럼 인생의 문제는 법적인 수단만으로 해결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한편 천부적인 재능보다 훌륭한 성품이 더 귀하다는 점을 실화를 통해 전해준다. 사장의 술 중독으로 문을 닫게 된 고무가게의 한 종업원은 새로 공장을 짓고 옛 사장을 공장장으로 모셨다. 은혜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세운 공장은 오사카의 도가와 고무 제조공장으로 우뚝 서있다. 저자가 내린 결론은 인생의 좋은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운은 은혜를 잊지 않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을 가진 자에게 찾아온단다. 개인적으로 패소 후 심장병 등으로 사망에 이른 의뢰인들을 본 일이 있다. 때로 법적 분쟁은 사망으로 인도한다. 이에 관해 저자는 법을 통한 해결이 보충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법연수원에서는 분쟁처리의 우선순위를 첫째, 대화로 해결하자. 둘째, 재판을 해도 화해로 해결하자고 가르친다.”

    최근 한국사회는 온갖 대립, 갈등, 증오를 법정안으로 밀어넣고 있다. 법정의 결과물은 밖으로 나가 다시 분노의 화염으로 불타오른다. 물론 오염된 물은 정화되고 부조리는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저자의 권유대로 법적 정의만이 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아닌 정의와 사랑이 입맞춤하고 회개와 용서가 대화하는 곳에서 진정한 치유가 있다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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