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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학대사건 분석을 통한 예방 대책

    승재현 형법학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 (형사정책연구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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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고준희(5세)양 아동학대치사사건으로, 그동안 수많은 아동학대 대책을 마련하였지만 이를 막지 못한 국가에 대한 분노,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돌봄이 필요한 준희양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학대와 폭행으로 생명을 무참히 빼앗아 간 친부와 동거녀에 대한 분노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국민들은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어린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졌었다.


    최근 우리가 접하는 아동학대사건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기 위해 두 살짜리 친딸을 집에 홀로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친모, 개 목줄에 채워진 채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사망에 이르게 된 3살 현준이 사건 등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인면수심의 아동학대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효적인 범죄 예방 정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보장되는 안전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는 논자로서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아동학대사건의 현상을 분석하여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이다.

    아동학대사건의 현상을 살펴보면 우리의 보편적인 생각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부모와 자식 관계는 끊을 수 없는 사랑으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보았다. 그러나 현재 아동학대사건에서 나타나는 부모는 자식을 소유물 정도로 생각하고 삶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게 자녀를 학대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폭행하고, 심지어 관계를 단절하는 등 자녀에 대한 불변하는 사랑의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자녀를 기르는 부모가 잘못을 훈육하는 경우, 대가족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과도한 폭력과 학대가 방지되고 조정되었다. 우리는 흔히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을 본능이라고 본다. 그러나 감히 논자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본능이 아니라 학습된 의지적 행동이라고 본다. 대가족 제도에서는 인내, 용서, 그리고 돌봄이 자녀에 대한 사랑의 근본임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의 고립되고 독립된 핵가족의 사회에서는 자녀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배울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의 핵가족을 다시 대가족화 할 수 없다면 대가족 제도를 통해 대물림되어온 부모교육을 대신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논자는 ‘참 부모 되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부모가 가져야할 덕성과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1인 자녀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공동체사회는 국가와 별도로 젊은 가정을 대상으로 ’자녀사랑 캠페인‘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현상 문제를 넘어 실제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아동학대는 조기 발견이 매우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민 협동에 의한 복합적·다면적 대응이 필요하다.

    국가는 2016년 ‘원영이 사건’이후 아동학대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일련의 정책을 마련하였다. 여기에는 ‘위기 아동 조기발견 시스템’ 구축이 들어 있었지만 아직 실효적인 체제를 마련하지 못하였다. 준희양의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아동 학대가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징후가 수 없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그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하루라도 빨리 ‘위기 아동 조기발견 시스템’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 시스템에는 위기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여러 정보가 취합되어야 한다.

    취학아동은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 그 위험 징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나 미취학 아동의 위험 징후는 포착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의 아동학대사건에서 나온 정보를 분석하면 미취학 아동의 경우에도 충분히 위험징후를 찾을 수 있다.

    아동학대사건 분석을 통하여 논자가 발견한 아동학대 위험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징후는 다음과 같다.

    ①태어난 아이의 장애 여부, ②한 부모 가정·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여부, ③이혼 및 재혼여부, ④필수적인 예방접종 및 병원건강검진 기록, ⑤보육료·양육수당 신청·사용 내역 등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보를 기초로 하여 관계부처에서 보다 광범위한 분석을 통하여 정확한 예측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위기 아동 위험 징후가 발견된 경우, 관계기관은 선택적 개입이 아니라 당위적 개입을 통하여 예방, 대응, 처벌, 지원 등을 선제적이고 종합적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또한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같은 민간 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동에 대한 다면적 개입과 복합적 후견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국가는 아동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때까지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매우 내밀한 영역인 가정에 대하여 법률에 저촉되는 위법한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가정의 문턱을 국가가 쉽게 넘어갈 수 없다고 한다.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로 가정을 선택할 수 없는 어린 생명이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처지에서 생명에 대한 위험이 현존하고 명백한 상황이라면 국가는 후방으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최전선에서 생명을 구하는 제1의 책무를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승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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