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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경제 시대의 규제의 역설 - ‘新민박법’과 에어비앤비

    최유진 변호사 (법무법인 이현)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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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은 예상치 못한 서울 집값 폭등에 “서울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하자 국민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끊임없이 정책을 내놓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자 의무이지만, ‘모의고사도, 모범답안도 없는 시험’과 같다. 그렇다고 이미 답안지를 제출해 버리고 나면 이를 고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시장경제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시장실패를 강조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규제의 역설’이다.

     

    정부는 좋은 결과를 바라고 규제를 정하지만, 규제가 의도와 다르게 작용하여 예기치 않은 효과를 낳는 역설적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가 있다고 미국의 선스타인(Case R. Sunstein) 교수는 설명한다. 가장 쉬운 예로, 정부의 친서민 정책인 아파트 분양가 규제가 주택시장 왜곡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서울의 현 상황을 들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 새 법률을 도입하며 규제의 역설 논란이 한창이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급증하는 방일 외국인관광객의 숙박 부족 문제 해결 대책이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전격 도입한 ‘신(新) 민박법’ 덕분인데, ‘신 민박법’ 내지는 ‘민박신법(民泊新法)’이라 불리는 이 법의 정식 명칭은 「주택숙박사업법」으로, 지난해 6월 법안이 가결되어 올해 6월 15일부터 시행되었다.

    그 주요 내용으로는, △기존 여관업법에서 금지하던 주거전용지역이나 무인시설에서의 민박 영업이 연간 180일을 한도로 허가하고, △허가제인 여관업법(간이숙소영업)과는 달리 민박물건 보유자가 신고만하면 여관업법의 별도 허가 없이 민박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상세사항은 표와 같다. (출처: 일본관광청, 2018.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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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택숙박사업자와 숙박자 간 숙박계약 중개업을 하려면, 관광청에 등록이 필요한데, 에어비앤비 등 숙박중개사이트도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Airbnb, 공유숙박중개 플랫폼)에는 자신이 사는 집의 일부 공간을 대여하는 ‘거주 호스트’와, 공간을 따로 임대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非) 거주 호스트’가 공존한다. 에어비앤비가 합법화되면 후자인 비거주 호스트들은, 집주인 허가증과 운영 면허를 확보해야만 180일 이상 영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음지화 된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을 합법의 영역으로 불러들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민박신법을 도입하며 그 입법취지를 “민간 시민이 합법적으로 1년에 최대 180일까지 자신의 집을 대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에어비앤비 효자국 일본 내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법률 위반에 대한 불안 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체제를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합법적’ 숙박 시설을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어비앤비재팬은 이에 부응하여 연간 한도(180일)를 초과해 영업하는 숙박 시설에 대한 ‘블라인드’ 기능의 도입을 예정하며, 합법도 불법도 아니었던 에어비앤비 사업을 ‘합법’의 영역으로 정착시키기 위하여 협조하리라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당초의 법 제정 취지와는 다르게 오히려 민박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 과잉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기 시작하며, 민박신법은 오히려 민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기존의 호텔, 여관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니혼케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검색 가능했던 일본의 민박은 종래의 6만 2천여 건에서 1만 3천여 건(2018. 6. 현재)으로 약 80%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신법 시행 전 일본의 민박업자들은 정부로부터 ‘간이 숙박업자’ 허가를 받거나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인정을 받아야 했으나, 6만 개가 넘는 일본의 민박집 가운데 이런 정식 절차를 밟은 곳은 전체의 20% 정도에 불과했었다. 나머지 80%도 신법 도입을 통하여 이제 합법 민박으로서의 지위를 얻기 용이해졌음에도, 소방법, 건축기준법 등 충족시켜야할 법 규제가 엄격해졌으며,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긴 하지만 민박 운영가능일수가 최대 180일로 제한되기에 호스트(민박 사업자)가 선뜻 자진하여 합법의 영역으로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법 시행 초기 입법 취지가 무색하게 예상 밖의 저조한 민박 신고로 ‘규제의 역설’ 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도시민박업을 양성화하려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해 7월 발의되어(발의자: 이완영 의원 등) 논의되고 있다. 위 법률 개정안의 제안이유는 “최근 도시에서 자택의 남는 방을 외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에게 빌려주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형태의 ‘도시공유민박’이 인기를 얻으면서 온라인으로 공유민박의 호스트와 이용자를 연결시켜 주는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Airbnb)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음. 그러나 현행법상 이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도시민박업자들이 불법영업을 하거나 우회등록하여 영업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 이에 관광객 이용시설업에 도시민박업을 신설하고 연간 영업일수, 안전기준 등 도시민박업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도시민박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관광 활성화와 관광객(투숙객) 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 도입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모두 그 목적은 같을 것이다.

    다만, 규제의 역설을 피하기 위하여는 ‘공유숙박’ 자체가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인 만큼 ‘규제’를 위한 법률이 아닌 ‘제도화’를 위한 법률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겠다. 또한 그 궁극적 목표는 건전한 산업 환경 조성과 소비자 보호에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유진 변호사 (법무법인 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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