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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념을 쌓다

    박진택 변호사 (법무법인 법승)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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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대의 고산습윤지(高山濕潤地)인 ‘오제국립공원’에는 여전히 6명의 봇카들이 활동하고 있다.


    봇카란 ‘짐을 지고 운반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이들의 임무는 공원 깊숙이 자리한 산장들에 생필품을 운반해주는 것이다.

    “선진국 일본에 아직도 ‘짐꾼’이 있나?”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자연보호를 위해 차량출입을 제한하고 폭 50cm 남짓의 목도(木道)만이 유일한 통로인 오제국립공원에 있어 봇카들은 등산객들에게 식자재를 제공하는 필수적인 존재였다.

    놀랍게도 봇카들은 한번에 70kg~100kg가 나가는 짐을 지게에 싣고 10km이상을 이동한다. 짐의 높이는 사람의 키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그 이면에는 무게중심과 크기를 고려하며 이리저리 재단하고 위치를 조정하는 정교한 계산이 숨어있다.

    철저한 준비 끝에 완전군장(20kg)의 3~5배나 되는 무거운 무게를 이겨내고 비좁은 목도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면 마치 고행을 자처하는 수도승이 떠오른다.
    한순간이라도 집중을 잃는다면 중심을 잃고 흔들거리다 결국 몸과 마음이 무너져버리고 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봇카들을 고된 수행 속에서 견디도록 하는 것일까?
    그들을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는 것은 자신들의 일이 등산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신념이었다.

    “누군가에겐 하찮은 일일 수 있지만 난 나의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족하다. 신념과 심지가 제대로 있다면 자신이 스스로 흔들일 일이 없다.”

    이들을 보니 “과연 나는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반문이 들었다.
    의뢰인들의 깊은 고민을 켜켜이 쌓아올리고 긴 소송의 길을 걷는 나의 일 또한 봇카의 그것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각했으나 돌이켜보니 ‘사안이 어렵다, 시간이 없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결국 나태했던 것은 아닐까?
    좋은 결과에는 스스로 고취되면서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운이 없었다’라고 생각하며 반성을 멈추었던 것은 아닐까?”

    봇카들은 일면식도 없는 등산객들을 돕기 위해 매순간 집중하며 걸어 나간다. 하물며 송사로 인해 인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을 돕는 나는 더더욱 매순간 혼신을 다해야 한다.

    때문에 어떠한 변수에도 나 스스로가 흔들리지 않도록 신념을 쌓고 하루하루 나아가리라 다짐해본다.


    박진택 변호사(법무법인 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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