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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반부패의 날을 맞이하며

    이석범 변호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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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9일은 유엔이 기념하는 ‘세계반부패의 날’이었다. 2003년 12월 9일 유엔이 제안한 ‘부패방지협약’에 대해 현재의 유엔회원국 182개국이 가입하고 서명한 날을 기리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도 2003년 12월 10일 이 협약에 가입하고 서명함으로써 위 협약의 내용을 준수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부패방지협약의 전문은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민주주의 제도와 가치, 윤리적 가치 및 정의를 훼손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법의 지배를 위태롭게 하는 부패가 사회의 안정과 안전에 대하여 야기하는 문제와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고, …(중략)… 부패가 더 이상 국내적인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회 및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초국경적 현상으로서 부패를 방지·통제하기 위한 국제협력이 필수적임을 확신하며, …(중략)… 부패의 방지와 근절이 모든 국가의 책임이고 이 분야에서의 노력이 효과적이려면 시민사회, 비정부기구 그리고 지역사회기반기구 등 공공부문 이외 개인과 집단의 지지·참여와 함께 국가가 서로 협력하여야 함을 명심하며 …(하략)…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최근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논의하는 글로벌 반부패 운동은 국가간 협약인 부패방지협약 이외에도 세계 최대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인 ‘유엔 글로벌임팩트’와 유서 깊은 ‘세계투명성기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반부패 운동의 내용에 있어서도 국가, 공공영역에서의 전통적 부패 이외에 민간영역인 기업의 준법윤리경영과 해외뇌물문제, 국제스포츠기구의 부패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2018 G20 아르헨티나 정상회의에서도 G20 반부패실행그룹이 검토한 ‘이해충돌방지’와 ‘공기업의 투명성 제고’ 문제가 우선 주제로 채택되었다.

    이러한 국제적인 논의에 발맞추어 국민권익위에서는 ‘반부패개혁으로 청렴한국 건설’의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대통령 주재 하에 3차에 걸쳐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개최하였다. 더 나아가 반부패운동의 국제추세인 민간협력 거버넌스 확립을 위해 ‘청렴사회 민간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전의 ‘기업 반부패가이드’를 보완하여 기업의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부패행위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하였다.

    그 결과 2018년 반부패정책에 대한 국제경영개발원과 베텔스만재단의 평가는 작년에 비해 현저히 상승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부패가 범죄’라는 인식과 경제성장에 중대한 장애라는 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정농단과 직권남용의 ‘권력형 부패’에 대한 단죄는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지만 정작 우리 일상에 스며 든 채용비리와 학사비리 같은 ‘생활형 부패’에는 비교적 둔감하였다.

    이제 반부패정책이 실질적인 민주주의와 정의, 공정과 형평을 바라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미투운동같이‘우리 안의 파시즘’을 타파하는 행동과 더불어 ‘우리 안의 부패’를 척결하는데 국가와 지방정부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비정부단체의 활동이 더욱 필요할 때이다.

    글로벌 반부패 기준에 맞게 이러한 활동이 실효를 거두려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부패방지협약 가입국으로서 2019년 6월~2020년 6월에 있을 우리나라에 대한 이행점검에 대비하여 협약 제2장(예방조치)과 제5장(자산회복) 관련 법제를 개선하고 이행실적을 제고하는 등 협약이행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김영란법의 도입으로 일부 공공부문의 부패지수가 개선된 것으로 보여지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따라서 각급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운영실태조사를 통해 청렴기준을 합리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와 같은 공직사회의 ‘이해충돌방지제도’와 ‘민간부문 부정청탁금지’를 민간부 문에도 도입하여 대기업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갑질행태’와 기업의 구조적인 정경유착 등의 부패관행을 근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우리나라 대기업이 해외에서 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하는 경우 국제신인도와 기업활동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영국의 뇌물수수법(UK Bribery Act), 프랑스의 사팽 2법(Sapin Ⅱ Law),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에서는 이를 엄히 처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권력형 부패’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과 더불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생활형 부패’를 청산하여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국가와 지방정부만이 아니라 건강한 시민사회와 개인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석범 변호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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