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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원전 정책은 국민투표에 부의할 사항인가?

    조용주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안다)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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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만은 2018년 11월 24일 국민투표를 통해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중단하도록 한 전기사업법 조문 폐지에 동의하는가’를 묻는 안건을 놓고 찬반 여부를 물었다. 대만 국민들은 국민투표를 통하여 이를 가결시키고 대만 정부는 차이잉원 총통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원전에 대한 정책에 대하여 국민당과 민진당은 정책을 달리하였고, 민진당이 승리함으로써 탈원전 정책을 펼쳤으나 2017년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탈원전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였던 것이다. 


    원자력은 석탄이나 석유를 사용하는 화력 에너지보다 대기오염이 적고 에너지 가격이 저렴하나 방사능유출 등 안전성을 100% 보장할 수 없고, 원전 폐기물을 영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태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거치면서 원전의 위험성이 부각되어 스위스나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국민투표를 통해서 원전을 통한 에너지정책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지금까지 원전을 운영하면서 탈원전 정책을 펼친 국가는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대만이 있었으나 대만이 최근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였다. 결국 전 세계에서 원전을 운영하는 나라는 31개국이고, 탈원전 정책 추진국은 독일, 스위스, 벨기에와 한국 4곳뿐이다.

    원전을 수출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한국, 프랑스 등인데 원전 수출국 중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또한 탈원전 정책을 펼치는 독일, 스위스, 벨기에나 원전이 없는 이탈리아 등은 인접한 국가들로부터 전력을 수입하는 것이 가능하나, 한국이나 대만은 인접한 국가들로부터 전력을 수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탈원전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대형 원자력사고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원전은 40년 동안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신 적도 있다. 그만큼 한국의 원전은 안전하고 그 기술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건설 및 운영과 관련된 업체는 697개에 이르고, 원전 시장은 6조에 이르고 있다. 그 관련 산업이 방대하기 때문에 한국의 원전관련기업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전을 찬성하는 입장과 원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모두 자신들의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원전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산업정책 등 많은 분야와 관련되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탈원전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정치적 어려움이 있다. 또한 탈원전정책이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논란이 되는 정책 중에 하나임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이러한 탈원전정책이 헌법 제72조의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라는 규정의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여 국민투표에 부의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투표는 국민의 의사를 물어서 그 의사에 따라 정책을 정하는 것이므로 정책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국민투표로 나타난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대통령이나 국회가 입법이나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스위스는 1979년부터 6차례, 이탈리아는 1987년과 2011년에 두 차례 국민투표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반대로 대만은 2018년 국민투표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기도 하여 국민투표가 원전정책에 관하여 국민의 전체 의사를 묻는 수단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2017년에 시민 470명이 참여한 공론화위원회를 통하여 신고리 5, 6호기 건설여부에 대하여 공사재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 중 가장 중요한 탈원전 정책은 단순히 공론화위원회나 정부의 정책 결정만으로 결정하기에는 부족하고 그렇게 해서는 국론 분열이 종식되지 않는다. 최소한 국회에서 여야의 합의로 탈원전 정책에 대한 입법을 하거나,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에 의하여 탈원전정책에 대한 국민의 전체 의사를 묻는 것이 국론분열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권의 교체에 따라 원전정책이 오락가락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국민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여 에너지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다른 의견을 가진 국민들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원전정책에 대한 진정한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국민투표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국민투표로 원전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여 대통령이 가진 국민투표 부의권이 제대로 행사된 첫 사례로 평가받는 것을 기대해 본다.


    조용주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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