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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이 더디더라도 포기 말아야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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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개혁은 더디기만 하다. 검찰개혁과 법원개혁은 지지부진하다. 적폐수사도 초기에는 잰걸음으로 보였지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촛불시민의 열망 앞에는 아무리 빠르게 진척되는 개혁도 답답하게 느껴졌겠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차 개혁 성적표는 떨어진 지지율만큼이나 초라하다. 적폐청산과 개혁이라는 역사적 사명의 상징성이 무색하다. 뜨거웠던 촛불광장의 동력과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으로 곧 손에 잡힐 줄 알았지만 기득권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십 수 년의 적폐와 구태가 어느 날 일거에 사라질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개혁이 하루아침에 느닷없이 우리 앞에 오지는 않았다. 재벌과 보수 언론의 카르텔은 촛불광장의 열기를 식혀 개혁의 추진력을 약화시켰다. 결국 경제와 민생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초라한 경제성적표 앞에 개혁은 사치였고 적폐청산은 걸림돌이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태는 가뜩이나 눈엣가시 같은 개혁의 상징을 흔드는 정치공세의 호재였다. 개혁의 대상인 보수 야당과 언론은 연일 개혁의 아이콘을 끌어내리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프레임으로 정치공세가 한창이다.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박근혜 정부를 닮아간다며 그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지라시’로 치부하다 망한 전 정부와 다를 바 없다면서 국정농단 사태와 등치시키려 애쓴다. 보수 언론들은 적개심과 복수심에 가득 찬 사설을 여과 없이 토해내기도 한다. 적폐수사와 개혁의 피로감을 얘기하기도 한다. 진보적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의 나라가 아니라며 갈등을 부추긴다. 그들과 결별해야 나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근거 없는 조언도 내놓는다.

    개혁은 원래 지난한 작업이다. 기득권의 저항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개혁의 대상이 워낙 견고하게 버티기 때문에 더딜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국민적 열망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등에 짊어진 짐이 한 짐인데 날은 저물어오고 갈 길이 멀다고 짐을 내팽개칠 수는 없다. 다 짊어지고 가기 버겁다고 어느 짐을 버리고 어느 짐은 지고 갈 것인가를 좌고우면해서도 안 된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내딛으며 나아가야 한다.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 포기하면 성공은 멀어진다. 아직 실망할 때가 아니다. 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먹고살기가 좀 팍팍해지니 잠시 뒤로 밀렸을 뿐이다. 촛불광장에서 보여준 시민의 단합된 힘만 믿고 나아가야 한다. 개혁이 후퇴하면 할수록 민심은 등을 돌리고 개혁추진력은 약화된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구호가 크게 들린다고 기득권층과 재벌의 눈치를 크게 살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개혁대상일 뿐이다. 울려 퍼지는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촛불광장의 목소리를 다시 새겨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한 겨울 광장을 가득 메웠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다행히 개혁의 상징인 법원개혁, 검찰개혁, 수사권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대한 여론은 변함이 없다. 과거청산도 마무리 되어야 한다. ‘문제는 국회야’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새해에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밥값 좀 해야 한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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