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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밑 상념

    장희진 변호사 (지음 법률사무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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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영화는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외과의사 닥터 스트레인지가 영적 수련을 통해 세상을 구원할 강력한 능력을 얻게 되는 내용의 SF히어로물이다. 영화의 재미 유무는 별론으로 하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수련하는 과정에서 육체는 잠들었지만 영혼이 깨어 책을 읽는 장면을 보면서 부러움에 탄식하고야 말았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막중하고도 무서운 능력과 모험은 바라지도 않으니, 저렇게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충분히 누워 잠을 자면서도 영혼이 일어나 상고이유서를 쓴다든가, 아이를 봐준다든가. 그 정도면 충분하니 다른 즐거움을 누리는 것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이렇듯 마블 히어로의 능력을 부러워하며 다가오는 휴정기에는 반드시 끝내야 할 일들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마음이 어리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했던가. 모든 것이 나의 부족함 때문이겠지만 마음만 급하고 여간 진도가 나가지를 않는다.

    이러한 내가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지려나. 세밑에 이런 기대를 해보는 건 역시 주변의 훌륭한 분들 덕이다. 얼마 전 몸담고 있는 청년 변호사 단체에서 많은 변호사들과 함께 뜻깊은 송년회를 했다. 즐겁게 인사를 나누고 한 해를 함께 정리함과 동시에 ‘올해의 변호사’로 선정돼 수상한 몇몇 변호사 분들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 분들의 치열한 한 해를 함께 칭찬하고 격려하는 값진 시간이었다. 이렇듯 비슷한 연차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실력으로 어지럽고 지난한 법조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분들을 만날 때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감사한 일이다.

    언제나 그렇듯 한 해의 끝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찾아온다. 세밑의 들뜸은 찾아보기 어려운 올해이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는 몸을 나누어 일을 처리하는 능력보다는 진실과 진리를 열망하는 순수함을, 귀감이 되어주는 도반이자 동료인 주변의 법조인들에게는 감사를 느끼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하려 한다.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내년 원고에는 탄식과 반성보다는 법조의 희망을 담을 수 있기를.


    장희진 변호사 (지음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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